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4일 김동연(사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지난주 말 사의를 표명했다는 보도에 “김 경제부총리의 사의 표명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의를 표명했다는 것은 인사권자인 대통령에게 그 사의가 전달됐다는 뜻일 텐데 문 대통령은 그런 내용을 보고받은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김 부총리는 사의설을 묻는 기자들에게 “(나중에) 들어가서 얘기합시다”라며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관가의 해석은 어떨까. 기재부 안팎에서는 대체로 김 부총리가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폭이 5,000명에 그친데다 분배지표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사의 표명은) 아닌 듯하다”며 “언제든 정책에 책임을 지고 나갈 자세가 돼 있다는 수준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물론 김 부총리는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얘기해왔다. 2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나와 “어려운 경제상황이나 고용상황이 책임져야 할 사안이라면 제가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수위도 높아졌다. 19일에는 일자리 쇼크와 관련해 “다른 누구보다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지만 예결위 발언은 거취까지도 고려한 것으로 들렸다.
정부 안팎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부총리가 흔들리는 것은 문제라는 의견이 많다. 일자리와 분배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경제 컨트롤타워인 부총리가 중심을 잡지 못하면 난국을 이겨낼 추동력마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사의는 간접적인 방식을 포함해 여러 방법이 있고 ‘김동연-장하성’ 체제가 오래가기는 힘들 것”이라면서도 “현 상황에서 부총리가 흔들리면 고용재난을 이겨낼 방법도 없다”고 전했다.
/세종=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