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지난 24일(현지시간)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 심포지엄 연설을 통해 “점진적이고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리 인상이 너무 빨라 경기를 저해할 위험과 너무 늦어 경기과열을 초래할 두 가지 위험에 모두 직면해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점진적인 금리 인상이 두 위험을 모두 관리하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경제는 강하고 일자리를 원하는 대부분의 사람이 일자리를 찾고 있다”며 실물경기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물가가 연준 목표치인 2%를 넘어 가파르게 상승할 신호는 없다”고 평가했다. 또 파월 의장은 신흥시장의 금융불안과 관련해 “미국 안팎으로 리스크 요인들이 있다”면서 “서로 다른 정책적 대응이 요구된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의 긴축 기조를 거듭 비판했지만 2015년 12월부터 시작된 ‘금리 인상 스텝’을 바꾸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연준은 올해 상반기 두 차례 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두 차례 추가 인상을 예고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파월 의장이 구체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응하지는 않았지만 현재 통화정책 경로를 이어가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금리가) 올라갈 때마다 그들은 또다시 올리려고 한다”면서 “나로서는 정말이지 달갑지 않다”고 연준을 비판했다. 이달 20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연준의 긴축 기조를 또다시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