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팩트체크] 상용직 일자리 늘었다? 증가폭은 확 줄어

■"고용의 질·양 개선" 文대통령 말 맞나

취업자수 증가? 성장률 감안땐 마이너스

근로자 20% 불법노동시장서 일해

범법자 양산 우려...일자리 질 하락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5일 더불어민주당 전국대의원대회의 영상축사를 통해 “고용률과 상용근로자,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증가 등 전체적으로 고용의 양과 질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실은 7개월째 실업자가 100만명대에 달하고 청년들은 최악의 구직난에 빠져 있다. 문 대통령이 말하는 ‘개선’이라는 표현이 낯선 이유를 팩트체크를 통해 살펴봤다.

먼저 전체 고용률은 박근혜 정권보다는 소폭 개선됐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감소세가 눈에 띈다. 2·4분기를 기준으로 2016년 60.9%에서 2017년 61.3%로 뛰어올랐지만 올해 61.2%로 떨어졌다. 월별 고용률은 2월부터 7월까지 6개월 연속 전년보다 하락했다. 7월 고용률은 61.3%로, 전년(61.6%) 대비 0.3%포인트 줄었다.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증가폭 축소의 원인으로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를 꼽는다.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면 노동공급이 줄어 일자리 증가가 축소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이 경우 고용률은 상승해야 한다. 고용률이 하락했다는 것은 노동수요도 줄었다는 방증이다. 그만큼 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이 사람을 고용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실업률이 상승한 것도 노동공급보다 노동수요가 더 빠르게 줄었다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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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상용근로자와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수가 지난해보다 각각 27만2,000명, 7만2,000명 증가한 것은 맞지만 지난해 7월의 상용근로자 증가폭이 39만9,000명에 달했던 점을 고려하면 둔화세가 뚜렷하다. 이 역시 무작정 좋아졌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반면 부정적인 지표는 부지기수다. 상대적으로 좋은 일자리로 평가받는 제조업 일자리는 지난달에 무려 12만7,000개가 사라졌다. 4만7,000개가 증가했던 지난해와 상황이 돌변했다. 전체 일자리 수 역시 절망적이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3.1%를 기록하며 취업자 수가 31만6,000명 증가했다. 올해 성장률은 정부와 주요 기관들이 2.8~2.9%로 예상하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1~7월 평균 12만2,000명에 불과하다. 경제가 성장하면 일자리가 늘어야 하는데 최저임금이 대폭 오른 올해부터는 성장과 일자리 증가 간 괴리가 유독 커진 것이다.

여기에 올해 최저임금이 16.4% 급등하면서 일자리의 질은 더 떨어지고 범법자도 양산할 우려가 커졌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2016년 최저임금 미만율은 13.3%였지만 올해는 20.9%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전체 근로자 5명 중 1명이 불법 노동시장에서 일한다는 얘기다. 사업주 입장에서는 언제든 적발될 위험을 감수하며 최저임금 미만의 임금을 지급하고 해당 근로자는 최소한의 보장도 못 받는다는 불만을 가진 채 일자리를 잃지 않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생업활동에 들어가는 셈이다. 국책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올해 들어 최저임금 위반 적발 수가 급증하고 있다”며 “미만율이 높아질수록 허울뿐인 제도로 전락할 수 있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문 대통령이 일자리 양과 질의 개선을 말했지만 통계를 유리하게 해석한 반쪽짜리 사실로 풀이된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 급등으로 일자리에서 내쫓긴 사람들까지 고려하면 절대 ‘개선’이라고 평가를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종=임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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