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중국 신랑망 등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의 보도를 인용해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거래 기준환율을 정하는 데 경기대응요소(counter-cyclical factor)를 다시 도입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해 중반 위안화의 급격한 절하를 억제하기 위해 경기대응요소를 처음으로 도입해 실행했지만 올 1월 경기대응요소 사용을 중단했다. 시장 자율성을 높이기 위한다는 명분이었다. 그러나 인민은행은 이날 이번 조치와 관련해 위안화가 급격히 절하되는 것을 막기 위해 위안화 기준환율을 정하는 기준으로 경기대응요소를 다시 도입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민은행은 평소 기준환율을 위안화 가치평가 바스켓에 있는 여러 국가의 통화 평균치에 따라 정했지만 앞으로는 바스켓 가격뿐 아니라 정부의 독자적인 판단도 가미하겠다는 뜻이다. 사실상 중국 당국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경우 바스켓 가격 흐름과 반대 방향으로 기준환율을 정할 수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최근 위안화 약세 흐름이 경제위기를 촉발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보고 있는 중국 금융당국이 선제적 대응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위안화 가치의 급격한 약세가 지속되면 자칫 중국 내 자금유출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수출 기업에 혜택을 주기 위해 위안화 약세를 조장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비난을 피하는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결정이 최근 급격히 하락한 위안화를 다시 절상시키기 위한 근거 마련의 목적도 담겨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위안화 가치는 4월에서 8월 중순까지 미 달러화에 대해 10% 가까이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중국 위안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일반 기업의 부담이 커지면서 경기둔화로 인한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늘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