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공유오피스'에 문 여는 대기업 사옥

LG·SK·롯데·한화그룹 등

스타트업·1인기업 유치나서

공실률까지 낮춰 '일석이조'

일부 대기업은 되레 입주도

2915A13 업무공간혁신대기업




LG그룹 계열의 부동산자산관리회사 서브원이 소유한 서브원 강남빌딩(서울 강남구 도곡동 소재에 문을 연 공유 오피스 ‘플래그원’ 내부 모습 /사진제공=서브원LG그룹 계열의 부동산자산관리회사 서브원이 소유한 서브원 강남빌딩(서울 강남구 도곡동 소재에 문을 연 공유 오피스 ‘플래그원’ 내부 모습 /사진제공=서브원


대기업들이 업무 공간 혁신에 나서고 있다. 공유경제와 4차 산업혁명 등 최근 경제와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가 기업들의 공간 패러다임 변화에 먼저 적용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서울 오피스 빌딩의 공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 공유 오피스를 조성해 최근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스타트업, 1인 기업을 유치하고 공실률을 낮추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 계열의 부동산자산관리회사인 서브원은 최근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서브원 강남빌딩’11~13층 3개층에 공유 오피스 ‘플래그원’을 선보였다. 서브원 강남빌딩은 서브원이 소유하고 있는 빌딩으로 서브원은 빈 공간을 놀려두는 대신 공유 오피스를 만들어 공실을 해소하기로 했다. 최근 서울 3대 오피스 권역(도심·여의도·강남)의 공실률은 10%를 웃도는 등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공유 오피스에 대한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준오 플래그원 상무는 “공유 오피스는 최근 한국 사회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일과 삶의 균형, 혁신의 상징”이라며 “1~2인 기업뿐만 아니라 6개월 정도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대기업의 태스크포스(TF) 관련 조직 수요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플래그원은 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이 누릴 수 있는 수준의 복리후생을 입주사들에 제공해 다른 공유 오피스와 차별화를 꾀할 계획이다.


아예 본사 업무 공간을 공유 오피스 형태로 바꾸는 곳도 있다. SK그룹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본사 건물 SK서린빌딩을 개인 자리가 없는 공유 오피스로 바꾸기 위해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있다. 이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중점 과제로 제시한 ‘일하는 방식의 혁신’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일하는 공간의 ‘딥체인지’를 강조하면서 “근무시간의 80% 이상을 칸막이에서 혼자 일하고 만나는 사람도 인사만 나눈 사람을 포함해도 20명이 안 될 것이며, 이렇게 일하면 새로운 시도와 비즈니스 모델 변화는 가능하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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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 한화(000880)그룹과 롯데그룹도 공유 오피스 모델을 도입하고 있다. 우선 한화는 계열사인 한화생명이 여의도 63빌딩에 ‘드림플러스63 핀테크 센터’와 서초사옥에 ‘드림플러스 강남’을 운영하고 있다. 또 롯데의 경우 롯데월드타워 사업주체인 롯데물산이 최근 공유 오피스 관련 영업 및 지원, 운영 인력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작년 초 준공한 롯데월드타워 오피스의 공실률이 절반을 웃도는 가운데 공유 오피스를 만들어 공실을 해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에 적응하고 공실을 해소하려는 목적으로 공유 오피스 사업에 적극 진출하고 있는 가운데 위워크나 패스트파이브 등 기존 공유 오피스에 입주하는 대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6년에 한국에 진출한 세계 최대의 공유 오피스 업체 위워크에도 아모레퍼시픽(090430), LG생활건강(051900), 하나금융그룹, SK홀딩스 등이 입주해 있다. 아울러 위워크는 최근 늘어나고 있는 공유 오피스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파워드 바이 위(powered by we)’를 론칭하고 위워크의 서비스를 주요 기업의 사옥에 심어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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