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위안화가치 0.67% 절상]中 '트럼프 절하 비난' 피하기 전략?

"추가 절하 원치 않는다 신호"

외환시장 안정 등 노린듯

2915A11 위안화 고시 환율 추이



중국 당국이 28일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14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절상 고시한 것은 외환시장의 동요가 확산될 수 있는 빌미를 확실하게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은 “중국 외환당국이 추가적인 위안화 절하를 원하지 않는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며 최근 중국 인민은행이 환율 결정 요인으로 경기대응요소(counter-cyclical factor)를 재도입하기로 한 것의 연장선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당국이 이처럼 적극적인 시장개입 움직임에 나선 것은 최근 위안화 약세 흐름을 중국 경제의 위기촉발 요인으로 판단했기 때문이지만 그에 더해 미중 무역갈등의 여파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지도부는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1달러당 7위안 밑으로 떨어지는 ‘포치(破七)’가 발생할 경우 자산가치 하락을 우려한 중국 내 자금 유출 압력이 거세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게다가 미중 무역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지면서 위안화 가치 하락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경고 신호가 빈번해진 것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면 중국 수출기업에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불만을 증폭시켜 대중국 추가 제재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이 위안화 기준환율 고시 가격을 대폭 절상해 추가 하락을 원치 않는다는 신호를 준다면 외환시장 안정은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위안화 절상 비난을 피하는 양면 효과를 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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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미국과 멕시코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개정을 위한 협상을 타결한 것도 중국 당국의 위안화 가치 방어에 힘을 실어줬다. 나프타 개정협상 타결 움직임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신흥국 통화가치가 안정 추세로 돌아서며 중국 당국의 위안화 가치 방어에 유리한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다만 중국 당국의 환율시장 안정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여전히 위안화 가치에 불안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의 후폭풍이 커지고 있는 만큼 위안화 약세에 베팅하는 투기세력이 기승을 부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도이체방크는 위안화 환율이 올해 말 달러당 6.95위안 선을 기록하고 내년 말에는 7.4위안 선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도 위안화가 6개월 후 7.10위안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위안화 추가 약세에 무게를 싣고 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홍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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