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베이징서 협력포럼 정상회의]"일대일로 굳건히"...검은대륙 더 세게 안는 붉은대륙

중, 아프리카 포섭수위 한단계 높여

금융지원·수입확대 약속

농업 현대화 협력·식량원존

최근 부채외교 논란 의식

"정치적 끈은 없다" 강조도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기조연설을 마친 후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베이징=AP연합뉴스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기조연설을 마친 후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베이징=AP연합뉴스




0415A11 아프리카무역


0415A11 아프리카차관


중국의 올해 최대 외교 행사인 ‘중·아프리카 협력포럼(FOCAC)’ 정상회의가 개막한 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아프리카와 함께 운명공동체를 건설하고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해상 실크로드)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비전을 선포했다. 시 주석은 또 아프리카 협력 강화 계획과 함께 600억달러(약 66조7,500억원)의 추가 지원을 약속했다. 다만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부채 외교’ 논란을 의식해 “중국의 투자에는 정치적 끈(political string)이 달려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개막식 기조연설을 통해 “중국은 세계 최대의 개발도상국이고, 아프리카는 개발도상국이 가장 밀집한 대륙”이라며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를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어 중·아프리카 운명공동체 건설을 위해 △정치대화·정책소통 확대 △일대일로 공동 건설 △중·아프리카 민생복지 발전 △문화교류 △공동·종합·협력의 신(新)안보관 수립 △지속 가능한 발전방식 채택 등 6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시 주석은 이를 달성하기 위해 600억달러 규모의 지원계획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150억달러는 무상 지원하고 200억달러는 무이자와 우대 차관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100억달러 규모의 중·아프리카 개발기금도 마련하고 50억달러의 대아프리카 수입융자기금을 설립하기로 했다. 중국 기업들이 아프리카에 1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할 것이라는 약속도 했다.

산업 부문에서도 두 지역 간 협력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시 주석은 “중·아프리카 경제무역협력구를 설립하겠다”며 “오는 2030년 이전에 아프리카의 식량 안보 실현과 농업 현대화 협력 계획, 50개 농업 원조 프로젝트를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재해를 입은 아프리카 국가에 10억위안(약 1,628억원)을 지원하고 인도주의 식량 원조와 500명의 농업 전문가를 파견하겠다”고 약속했다.


아프리카와 함께 일대일로 협력에 가속도를 내겠다는 의사를 내비치는 한편 국제협력의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공동 발전의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중국은 국제 협력동반자들과 함께 일대일로를 건설해나가기를 원한다”면서 “일대일로는 평화의 길이자 번영의 길, 개방의 길, 녹색의 길, 혁신의 길, 문명의 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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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서방을 중심으로 ‘중국의 아프리카 등 개도국 지원이 자국의 영향력 확대를 위한 것이며 중국이 신제국주의 행태를 보인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을 의식한 듯 시 주석은 이날 중국과 아프리카 협력의 ‘순수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중국은 시종 아프리카를 존중한다”며 “아프리카 국가가 자기 사정에 맞는 발전의 길을 찾아나가는 것을 방해하지 않는 것, 내정간섭을 하지 않는 것, 내 의지를 남에게 강요하지 않는 것, 원조에 어떤 정치적 조건도 붙이지 않는 것, 투자와 원조를 통해 정치적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 것 등 ‘5불(不)’ 원칙을 견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0년 베이징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후 3년에 한 번씩 열리는 FOCAC는 중국과 아프리카의 상호이익을 기반으로 한 다자기구다. 역대 최대 규모로 베이징에서 개최된 올해 회의는 아프리카 53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4일까지 열린다.

시 주석은 이번 FOCAC에서 각국 정상과의 연쇄접촉을 통해 아프리카 포섭 행보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관영매체들도 이번 정상회의를 치장하는 데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연일 시 주석과 아프리카 정상 회동으로 지면을 도배하고 있다. 신화통신은 아프리카와의 관계와 관련해 “피부색은 다르지만 어려움을 공유하고 언어는 다르지만 한가족처럼 가깝다”고 분위기 띄우기를 거들었다.

이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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