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제도

부동산 열기에 가계대출 4조6,500억 급증…552조 넘어

주택담보대출 증가폭 커…개인사업자 대출도 2조 늘어

30일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앞에 전세자금대출 홍보 현수막이 부착돼 있다./연합뉴스30일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앞에 전세자금대출 홍보 현수막이 부착돼 있다./연합뉴스



시중은행 가계대출 규모가 550조원을 넘겼다. 주택 구매를 위해 대출을 끌어쓰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552조3,921억원으로 파악됐다. 이는 전월 대비 4조6,549억원 늘어난 것이다.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전월 대비 평균 증가액이 2조7,756억원에 그쳤던 것을 고려하면 오름폭이 상당히 크다.


이처럼 가계대출 잔액이 급증한 것은 부동산시장 활황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증가 때문이다. 지난달 말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전달보다 2조8,770억원 늘어난 392조2,794억원으로 2016년 11월(3조1,565억원) 이후 약 2년 만에 증가폭이 가장 컸다. 서울 집값이 빠르게 오르자 조급해진 매수자들이 주택담보대출을 늘린 셈이다.

지난달 서울 집값이 치솟으면서 부동산 열기에 불을 지폈다. KB부동산 월간 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월보다 1.17%, 지난해 동월보다는 7.37%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간 증가 폭은 8월 첫째 주 0.28%에서 둘째 주 0.45%, 셋째 주 0.72%, 마지막 주 0.92%로 계속 커지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중위 가격은 7억7,935만원을 기록했다. 단독주택과 연립주택을 합친 전체 주택 중위가격도 6억2,969만원에 달한다.


전세자금대출 등을 통한 우회 수요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전세자금대출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고, 공기업의 보증 덕에 대출이 쉬워 원래 목적 대신 주택 매매 자금조달에 쓰이는 경우가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세부 항목 가운데 전세자금대출의 증가폭이 두드러졌다”며 “부동산 시장이 뜨거워지면서 전세자금대출까지 끌어 쓰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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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자금대출을 주택 구매에 유용하는 사례가 많아지자 금융당국도 이를 주시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보유 주택 수와 소득에 따라 주택금융공사의 전세대출 보증을 허가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개인사업자 대출도 크게 늘었다. 5대 시중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은 전월보다 2조717억원 증가한 215조 65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3월 2조2,108억원을 기록한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개인사업자 대출이 부동산 시장에 유입될 가능성 때문에 시중은행은 최근 강화한 ‘자금용도 외 유용 사후점검 기준’을 내규에 반영하고 자체 현장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이외에도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9,097억원 증가한 103조5,070억원, 개인 집단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8,917억원 증가한 123조3,396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다원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이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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