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태풍 엎친데 강진 덮쳐...日 홋카이도 "모든 게 멈췄다"

어제 6.7 강진 뒤 69회 여진

11명 숨지고 300명 이상 부상

산사태로 실종자도 32명 달해

火電 가동 멈추며 295만가구 정전

산업시설·증권거래소도 운영 중단

공항·철도 폐쇄...관광산업 치명타

6일 새벽 규모 6.7의 지진이 강타한 일본 홋카이도 남부 아쓰마초의 가옥들이 산사태로 무너져 내린 흙더미에 깔려 있다. 이날 강진으로 홋카이도 전역 295만가구가 한꺼번에 정전됐으며 공항·철도 등도 운행을 중단해 도시 기능이 마비됐다.  /아쓰마=EPA연합뉴스6일 새벽 규모 6.7의 지진이 강타한 일본 홋카이도 남부 아쓰마초의 가옥들이 산사태로 무너져 내린 흙더미에 깔려 있다. 이날 강진으로 홋카이도 전역 295만가구가 한꺼번에 정전됐으며 공항·철도 등도 운행을 중단해 도시 기능이 마비됐다. /아쓰마=EPA연합뉴스






초강력 태풍 ‘제비’가 할퀴고 간 일본열도를 이번에는 대규모 지진이 뒤흔들었다. 열도의 북단 홋카이도를 강타한 규모 6.7의 강진으로 화력발전소 가동이 전면 중단돼 홋카이도에서는 295만에 달하는 전 가구가 모두 정전되는 초유의 ‘블랙아웃’ 사태가 발생했고 산사태로 가옥 파손이 잇따르면서 수십명의 실종자와 300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등 인명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이은 태풍과 강진으로 일본의 ‘재해대국’ 이미지가 부각되면서 최근 급증하던 외국인 관광객 수요가 줄어드는 등 경제성장이 둔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6일 새벽3시께 홋카이도 남부에서 규모 6.7의 강진으로 최대진도 7의 진동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진원 깊이는 40㎞ 정도로 전해졌다. 일본에서 진도 7의 지진이 관측된 것은 이번이 여섯 번째이며 홋카이도에서는 진도 발표가 시작된 지난 1996년 이후 처음이다.

NHK 등 현지 언론들은 이날 강진으로 산사태와 가옥 파손 등 대규모 피해가 발생했다며 오후10시 기준 11명(심폐정지 포함)이 사망하고 32명이 실종됐으며 홋카이도 전역에서 300명 이상이 중경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지진으로 홋카이도 내 모든 화력발전소 가동이 중단되면서 도내 295만 가구가 전부 정전됐다. 이는 홋카이도 소요 전력의 절반을 책임지는 도마토아쓰마화력발전소(165만㎾급)의 가동이 긴급 정지되면서 다른 발전소들도 연쇄적으로 가동을 멈춘 데 따른 것이다.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은 홋카이도에 전기 공급이 완전 정상화되는 데 적어도 일주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초유의 ‘블랙아웃’으로 홋카이도 내 산업시설도 일제히 가동을 멈췄으며 삿포로증권거래소도 종목 매매를 중단했다. 홋카이도의 관문인 신치토세공항도 폐쇄돼 200편이 넘는 항공기가 결항했다. 홋카이도와 남쪽 본섬을 잇는 신칸센을 비롯해 홋카이도 내 철도도 대부분 운행이 중단됐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일주일 동안은 추가 지진 발생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날 새벽 규모 6.7의 강진 이후 오후7시까지 규모 4.3~5.4의 여진이 총 69회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앞서 5일 제21호 태풍 ‘제비’가 홋카이도 등 일본을 거쳐 감에 따라 곳곳의 지반이 약해져 있는 만큼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편 태풍에 이어 강진까지 최근 일본열도 내에서 재해가 잇따르며 이에 따른 경제적 피해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간사이 지역을 중심으로 막대한 피해를 초래한 제비의 여파로 간사이공항이 여전히 폐쇄돼 있는 와중에 홋카이도 공항까지 문을 닫으면서 외국인 관광객의 방일 수요 급감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간사이에 위치한 오사카는 외국인 관광객 3명 중 1명이 찾는 곳이며 홋카이도 역시 지난해 관광객이 역대 최다를 기록할 정도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였다. 아베 신조 총리는 간사이공항의 국내선 운항을 7일 재개하고 국제선도 준비되는 대로 운항을 다시 시작한다고 밝혔지만 잇단 지진과 물난리로 ‘재해대국’ 이미지가 커질 경우 외국인 관광 수요가 당분간 뜸해질 수 있다.

주은투신의 경제조사부 수석연구원인 모지 소이치로는 “간사이공항은 7일 국내선 운행을 재개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국제선 폐쇄는 얼마나 이어질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방일 외국인과 해외물자의 흐름이 두절되면 이 지역의 공장 생산과 소비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야지마 야스지 닛세이기초연구소 수석연구원도 “잇따른 재해는 생산과 관광, 농산물 가격 상승 등 경제의 다양한 측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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