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말 국내에서 3년 만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환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10일 주식시장에서 백신·손세정제·마스크 관련 종목 주가는 오르고 여행·항공·화장품·면세점 등 관광산업 관련 종목 주가는 하락하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아직 방역 초기 단계지만 지난 2015년 초동 대응 실패로 100명 이상의 감염자가 발생했던 메르스 사태의 학습효과로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백신 개발·생산 업체인 진원생명과학(011000) 주가는 코스피 시장 개장과 동시에 가격 제한폭(29.89%)까지 치솟았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마스크 생산 업체 오공(045060)의 주가가 개장 직후 역시 상한가로 올라섰다. 손세정제 업체 파루(043200)도 12.39% 올랐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급등세에 대해 기업 실적보다는 특정 이슈에 따라 일시적 투자 쏠림 현상이 나타난 사례라고 지적한다. 진원생명과학의 경우 2017년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아 임상연구를 준비하고 있다. 2018년 상반기 매출은 158억원으로 전년 132억원보다 19% 증가했지만 수년째 영업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진원생명과학 주가와 관련해 “탐방을 해본 적이 없어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오늘 같은 상승세가 지속된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2015년처럼 메르스가 확산될 경우 관광객이 줄고 그에 따른 매출 감소가 우려되는 업종의 주가는 약세였다. 항공업종의 경우 티웨이항공(-4.28%), 대한항공(-0.90%), 아시아나항공(-1.67%) 등이 내렸다. 카지노 관련주인 파라다이스(034230)(-3.86%), 강원랜드(-1.23%) 주가도 하락했다. 여행산업에서는 하나투어(039130)(-1.89%), 화장품 업종에서는 아모레퍼시픽(090430)(-2.09%), 면세점 업종에서는 호텔신라(008770)(-3.25%),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027390)(-4.41%) 등 주요 종목들이 울었다.
증권가에서는 2015년과 달리 이번에는 관계기관의 확진·격리 등 초동 대응이 빨랐던 만큼 메르스 관련주 등락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