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위 "청계천 복원 2년밖에 안 걸리다니… 그게 가능하냐"

한국을 국빈방문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11일 아침 함께 청계천을 산책했다.

격의 없는 자리를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진 조코위 대통령이 자연스럽게 산책하며 대화하기를 원해 그가 머무는 호텔에서 가까운 청계천이 만남 장소로 정해졌다.

한국에 거주하는 인도네시아 청년과 한국 청년 20여명이 함께했으며,산책 후에는 인근 카페에서 청년들과 대화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청계천에 특히 관심을 보이며, 청계천 복구에 얼마나 걸렸는지, 길이는 얼마나 되는지 박 시장에게 질문했다.

박 시장이 “청계천 복구에는 2003∼2005년 2년 3개월 정도 걸렸다”고 대답하자 조코위 대통령은 “그게 가능한 일인가?”라며 놀라워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자카르타 주지사 시절 강 하나를 복원할 구상이 있었는데, 대통령이 된 뒤 무산됐다”며 “청계천 복원에 2년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게 굉장히 놀랍고, 조선 시대 역사도 잘 복원한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박 시장은 “인도네시아에서 청계천 같은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면 미흡한 점까지 공유해 실수를 줄이도록 도와드리겠다”고 제안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동전을 던지며 소원을 비는 청계천 팔석담에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를 던진 뒤 소원을 빌기도 했다.



조코위 대통령과 박 시장은 한국-인도네시아 교류 확대 방안 가운데서도 특히 청년 교류 확대를 중점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코위 대통령은 “양국의 미래는 두 나라의 젊은이로부터 시작될 것”이라며 “정치적 이슈를 넘어 문화·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청년들이 교류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한국 거리가 매우 깨끗한 점은 인도네시아 청년들도 배워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을 세 차례 찾은 이유에 대해 “서울에는 다양한 문화와 기회가 공존하고 있다”며 “지금까지의 협력·교류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 기업들이 인도네시아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더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화학, 바이오 등 분야에서 교류 기회가 무궁무진하다”고 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네시아를 방문했는데, 한-인니 관계를 아주 특별하게 생각하시는 걸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박 시장은 “옛말에, 처음 만나면 낯설고, 두 번째 만나면 익숙하고 세 번째 만나면 오랜 친구가 된다는 말이 있는데 오늘로 세 번째 만난 조코위 대통령과의 우정이 오늘 모인 한국·인도네시아 청년들에게 확산해 양국의 밝은 미래를 함께 그려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회답했다.

그와 박 시장의 만남 역시 이번이 세 번째로,조코위 대통령은 2016년 5월 방한해 서울시 명예시민증을 받았고, 작년 5월엔 박 시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아세안 특사 자격으로 자카르타를 찾아 대통령 친서를 전달할 때 만난 바 있다.

조코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 최초로 직선제 정권 교체를 이룬 첫 서민 출신 대통령이다. 수라카트라 시장을 재선하고 자카르타 주지사를 지낸 뒤 2014년 대통령에 당선됐다. /노진표 인턴기자 jproh9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