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빠른 시일 내 서울을 방문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위원장의 약속이 실제로 이뤄진다면 분단 이후 북한 지도자의 첫 서울 방문이란 ‘역사적 사건’이 일어나는 셈이다.
김 위원장은 19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9월 평양공동선언’ 서명식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은 관계개선의 더 높은 단계를 열어 한반도를 평화 안전지대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북남이 함께 손잡고 평창부터 평양까지의 220여일을 걸어왔다”며 “봄, 여름 이 계절은 혈연의 정으로 따듯하고도 화합과 통일의 열기로 뜨겁기도 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한반도를 핵 위협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하기로 약속했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 서울을 방문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앞길에 탄탄대로만 있지는 않을 것이나 우리는 그 어떤 역풍도 두렵지 않다”며 “세계는 오랫동안 짓눌리고 갈라져 고통과 불행을 겪어온 우리 민족이 어떻게 자기 힘으로 자기 앞날을 당겨오는가를 똑똑히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에 이어 합의내용을 발표한 문 대통령은 “여기서 가까운 시일은 ‘특별한 일이 없으면 올해 안에’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의 언급을 볼 때 김 위원장의 ‘올해 내 서울 방문’은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남북이 4·27 판문점선언 이후 합의 사안을 ‘정확하게’ 지켜나가는 것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구속력이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비핵화 협상의 시작을 열었던 4·27 판문점선언 당시 방남을 약속했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께서 초정해주면 언제든 청와대에 가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평양 방문에서 김 위원장을 서울로 초청했고, 이를 받는 모양새가 연출됐다.
김 위원장이 연내에 서울을 찾는다면 북한 최고 지도자로는 최초다. 대한민국을 방문은 두 번째가 된다. 김 위원장은 4·27 남북 정상회담 당시 군사분계선을 넘어 판문점 남측으로 내려왔었다.
한편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0년 6월 평양 방문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서울을 방문하도록 정중히 초청한 바 있다.
이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앞으로 적절한 시기’에 서울을 방문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6.15 남북공동선언에 담겼지만 실현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