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 눈앞으로 다가왔지만, 후원이 갈수록 줄고 있어 복지시설들이 곤란을 겪고 있다.
유례없는 폭우로 피해를 입은 가구에 기업·개인 후원이 집중되며 복지시설 후원이 감소한 지난해와 비교해도 사정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이는 경기 한파가 이어지며 후원자들의 지갑이 닫혔고, 기업 후원마저 쪼그라든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한 복지단체 관계자는 “후원 금액은 물론 후원자도 눈에 띄게 줄었다”며 “경제 사정이 어렵다 보니 주변을 돌볼 여유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는 이달 1∼18일 1억9.800만 원의 후원금이 모였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동안 2억9,700만 원이 모금된 것과 비교해 33.3%(9,900만 원)나 감소한 것이다.
대한적십자사 충북지사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추석을 앞두고 적십자사를 통해 후원에 나선 기업은 SK 하이닉스 단 1곳이다. 하이닉스가 기부한 1억 원의 온누리 상품권 중 9,000만 원어치를 취약계층 900가구에 배분한 게 전부이다. 적십자사 관계자는 “형편이 나아지면 다시 후원하겠다는 전화만 온다”며 “지로 모금이나 개인 후원 모두 감소했다”고 밝혔다. 또한 “SK하이닉스의 후원이 없었더라면 이번 추석에는 형편이 어려운 가정에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했을 것”이라고 고백했다.
기부금이나 물품 후원이 줄어든 것은 노숙인·장애인·아동 관련 복지시설도 같다. 한 노숙인 시설에는 이번 추석을 앞두고 지원된 후원물품이 전무하다. 또한 장애인 시설들도 온정의 손길이 끊겨 팍팍한 추석을 보내게 됐다. 아동복지 시설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명절 직전에 후원물품이나 후원금이 집중되는데, 정확한 액수를 비교할 수 없지만, 후원 물품이나 후원 금액이 갈수록 줄고 있다”고 고백했다.
육아원은 그나마 기업·개인의 후원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지만, 사정이 좋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한 육아원 관계자는 “후원 건수는 작년보다 다소 늘었지만 기업 후원이 줄면서 전체적인 금액은 줄었다”고 밝혔다.
그 밖에 청주시가 추석을 앞두고 접수한 기업·단체의 후원도 확연하게 줄었다. 2016년 추석 때는 5건 2,240만 원 상당의 후원물품을 받았지만, 지난해에는 2건 1,895만 원으로 줄더니 올해에는 2건 1,520만 원으로 감소했다. 시 관계자는 “온 가족이 모여 풍요로움을 나누는 추석이지만 온정의 손길이 줄어 취약계층은 더 힘겨운 명절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노진표 인턴기자 jproh9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