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의 슈퍼볼’로 불리는 제73차 유엔총회가 18일(현지시간) 시작됐다.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마리아 페르난다 에스피노사(전 에콰도르 외교장관) 총회 의장 주재로 총회 개막식이 열려 새로운 회기가 시작됐다. 이번 총회는 ‘모두에게 의미 있는 유엔 만들기: 평화롭고 평등하며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글로벌 리더십과 책임 공유’를 주제로 한다. 앞으로 지속 가능한 개발, 국제평화·안보, 인권 등 9개 분야 175개 의제에 대한 토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개막연설에서 “우리는 평화유지와 양성평등, 2030 지속가능개발목표(SDGs)를 위한 재원조달, 분쟁과 빈곤 종식을 위한 긴급한 조치 등을 위한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총회의 하이라이트인 ‘일반토의’(General Debate) 기간은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다. 일반토의에서는 각국 정상이나 외교장관 등 고위급 인사들이 대표로 참석해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강조하고 싶은 메시지를 기조연설을 통해 내놓게 된다. 국가원수(대통령 또는 국왕), 정부 수반(총리), 부통령·부총리·왕세자, 외교부 장관 등의 순으로 연설 순서가 배정된다.
이번 회기에는 193개 유엔 회원국 대표를 포함해 옵서버 자격으로 교황청, 팔레스타인, 유럽연합(EU) 대표 등이 참석해 연설할 계획이다. 수석대표 가운데 국가원수급은 지난해 77명에서 올해는 90명 안팎으로 늘어났다.
관례에 따라 브라질 대표가 25일 첫 번째로 연설하고, 유엔 소재국인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째다. 제10차 유엔총회 시 어느 나라도 첫 번째 발언을 원하지 않은 상황에서 브라질이 지원한 것을 계기로 이후 브라질이 첫 번째로 발언하는 게 관례가 됐다.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이끌어내기 위해 부드러운 기조를 유지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는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가 초유의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연설에서 북한에 대해 ‘완전 파괴’ 등 초강경 발언을 쏟아내 북미간 긴장이 극도로 고조됐었다. 북미 간 긴장이 지속된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북미 정상회담 이후 협상 국면이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따라서 양측 모두 유엔총회를 ‘절제’된 모습 속에서 상대의 양보를 압박하는 장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와 관련,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가 있을 때까지 제재를 지속해야 한다는 미국과 제재완화 및 해제를 요구하는 북한, 중국, 러시아 간의 치열한 신경전도 벌어질 수 있다.
일반토의 기간인 오는 2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주재로 북한 비핵화 문제를 논의하는 장관급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이번 총회에 곧 문재인 대통령도 참석해 연설한다. 18~20일 평양에서 열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들고 참석한 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 등을 통해 북한 비핵화와 북미 간 협상 촉진 등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할 지 주목된다. 북한 리용호 외무상은 29일 연설한다.
/이다원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