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IBS)의 로드니 루오프(61·사진) 다차원탄소재료연구단장(울산과학기술원 특훈교수)이 올해 노벨상 수상 예측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일 IBS와 울산과기원(UNIST)에 따르면 정보분석 서비스 기업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는 이날 노벨상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연구자 17명을 피인용 우수 연구자(2018 Citation Laureates)로 선정했다.
명단에 오른 이들 중 한국 기관에 소속된 이는 루오프 단장이 유일하다. 미국 출신인 루오프 단장은 20년 이상 탄소 소재를 연구해온 세계적 석학이다.
그는 그래핀이나 탄소나노튜브 같은 나노 크기 탄소 소재 구조와 특성을 밝히는 분야에서 혁신적인 성과를 냈다.
루오프 단장은 “우수 연구자로 이름을 올리게 돼 영광”이라며 “논문을 함께 저술한 동료와 협력 연구자에게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번 피인용 우수 연구자 선정 과정에서는 ‘탄소 소재를 바탕으로 한 슈퍼커패시터’ 관련 연구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IBS 측은 설명했다. 슈퍼커패시터는 고성능 전기저장 장치 또는 대용량 축전지 등으로 불리는 에너지저장장치(ESS)다. 2차전지보다 에너지 밀도는 낮지만 순간적으로 고출력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졌다. 시동과 급가속 등 순간적으로 고출력이 필요한 전기차 배터리 보완용으로 쓰인다.
루오프 단장은 지난 2008년 슈퍼커패시터 전극으로 그래핀을 사용한 연구를 진행해 국제학술지 ‘나노 레터스’와 ‘사이언스’ 등에 논문을 내기도 했다.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의 피인용 우수 연구자 발표는 2002년부터 매년 진행돼왔다.
이 명단은 노벨상이 수여되는 물리학·화학·생리의학·경제학 분야에서 영향력 있는 연구자를 선별하기 위해 제공되며 ‘웹 오브 사이언스’ 기반으로 연구문헌과 피인용기록을 분석해 결정된다.
선정 기준은 ‘피인용 빈도가 상위 0.01%에 해당하는 뛰어난 연구 업적’과 ‘해당 연구 분야에 대한 혁신적 공헌’이다.
김진우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 한국지사장은 “지난해 박남규 성균관대 교수에 이어 루오프 단장까지 2년 연속 한국에서 피인용 우수 연구자가 나왔다”며 “한국의 연구 영향력이 꾸준히 발전해 이제 세계적인 수준의 성과를 내는 분야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피인용 우수 연구자로 선정된 17명 중 11명은 북미 지역 주요 교육기관에서 활동하고 있다. 나머지 6명은 영국·프랑스·독일·스페인 등 유럽과 일본 출신이다. /울산=장지승기자 jj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