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58년 옛 소련이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을 로켓에 실어 쏘아 올린 후 많은 인력과 물자를 보다 낮은 비용으로 우주로 보내기 위한 기술경쟁이 이어져왔다. 현재 미국의 초고성능 우주로켓(우주발사체)인 ‘델타Ⅳ 헤비’는 저궤도까지 약 23톤, 고궤도까지 약 13톤의 화물을 올려놓을 수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발사비용 부담은 상당하다. 선진국조차도 한번 우주로켓을 발사하는 데 적게는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천억원대 이상이 소요된다.
예를 들어 미국의 베스트셀러 우주로켓인 ‘아틀라스Ⅴ’의 경우 1회 발사비용이 1억6,400만달러(2015년 기준)에 달했다. 이 로켓이 실을 수 있는 최대 탑재 중량은 8,123㎏으로 1㎏의 화물을 우주로 보내는 데 2만200달러(약 2,263만원)가 들어가는 셈이다. 또 다른 미국 로켓인 ‘팔콘 헤비’의 경우 저궤도로 5,300㎏의 탑재물을 실어나르는 데 회당 약 9,000만달러가 소요된 것으로 추정된다. 화물 1㎏당 수송비로 보면 1,700달러(약 190만원)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 오는 2021년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갈 신형 한국형발사체(KSLV-2) ‘누리호’의 1회당 발사비용은 아직 미지수다. 발사단가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감소하는데 누리호는 아직 완성 전이어서 발사 사례가 없으니 단가 계산이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 현재로서는 원가(총사업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해볼 수밖에 없다. 누리호 총사업비는 12년간 총 1조9,572억원이다. 누리호가 실어나를 수 있는 탑재 화물의 중량은 최대 1,500㎏이므로 누리호가 단순히 한 차례 발사에만 그친다면 수송비용은 1㎏당 약 13억원이 된다. 이후 발사횟수가 늘어날수록 평균 수송단가는 급격히 줄어든다. ‘규모의 경제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단순히 산술적으로만 추정해보자면 누리호가 50여회 정도 발사돼야 아틀라스Ⅴ 수준의 발사단가에 이를 수 있다. 현재 우리 정부는 연간 최소한 1~2차례는 우주로켓으로 인공위성 등을 쏘아 올릴 계획이다.
사실 아틀라스Ⅴ도 70회 이상 발사를 통한 규모의 경제효과로 현 수준의 발사단가를 형성할 수 있었다. 따라서 누리호도 아틀라스 시리즈처럼 성능의 신뢰성을 인정받아 오랜 기간 베스트셀러 로켓으로 자리 잡는다면 충분히 가격경쟁력을 기대해볼 만하다.
또 다른 대안은 혁신기술 확보다. 미국의 스페이스X 등과 같은 민간기업들은 로켓을 한번 쏘고 난 뒤 주요 구성품을 재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재활용시 발사비용이 최대 30~40% 정도 절감될 수도 있다. 혹은 미국 업체 버진갤럭틱처럼 로켓을 지상에서 직접 쏘지 않고 대형 제트여객기에 탑재한 뒤 일정 고도에 다다르면 공중에서 발사해 우주로 보내는 방식도 시도되고 있다.
아예 로켓이나 항공기를 이용하지 않고 엘리베이터로 지구 상공 궤도까지 화물을 올리자는 기발한 발상도 있다. 일명 궤도 엘리베이터다. 적도 부근 정지궤도 상공에 초대형 인공위성을 놓은 뒤 지상까지 케이블로 연결해 화물 등을 실어나르는 방식이다. 수송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지만 인공위성까지 연결시킬 구조물의 공학적 안정성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 또한 해당 엘리베이터가 설치되는 지역을 둘러싸고 국제분쟁이 일어날 수 있어 단순히 기술의 영역을 넘어선 정치적 난제를 풀어야 실현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