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박양준 부장판사)는 서울시민 3명이 “수질개선 사업에 필요한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해 재산권을 침해한다”며 서울시 동부·강서 수도사업소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고 25일 밝혔다.
물 이용 부담금은 수도사업자인 지방자치단체가 수질개선 사업에 사용하기 위해 사용자에게 징수하는 공과금으로 수도요금에 포함돼 청구된다. 한국납세자연맹에 따르면 한강수계의 물 이용 부담금 징수액은 2015년 기준으로 4,600억원 가량이다.
재판부는 물 이용 부담금을 ‘특별부담금’으로 규정하고, 헌법재판소의 판례에 따른 △집단의 동질성 △객관적 근접성 △집단적 책임성 △집단적 효용성 등의 요건을 충족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우선 부담금을 내는 서울시민이 한강 본류에서 취·정수한 물을 공급받는 수요자인 만큼 한강의 수질개선에 대한 이해관계가 같은 동질적 집단이라고 봤다.
또 한강 물을 이용하는 행위가 취수하는 곳의 수량이나 수질 등 변화에 원인을 제공하는 만큼 상수원 수질개선에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고 집단적인 책임도 진다고 설명했다. 물 이용 부담금이 수질개선이라는 한정되고 특수한 공적 목적에 사용되는 만큼 수돗물 사용자들이 집단적 효용도 누리게 된다고 부연했다.
물 이용 부담금의 산정 기준과 부과율 등 중요한 사항을 법률이 아닌 시행령에 위임한 것이 헌법상 ‘포괄 위임 금지 원칙’에 위배된다는 원고들의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징수한 부담금으로 추진할 사업의 규모·범위가 상황에 따라 바뀌므로 탄력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법률보다 행정입법으로 세부 사항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며 “최종 수요자도 물 이용량에 비례하는 범위에서 부담금이 산정된다 점을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