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제도

[서경펠로 추석 이후 집값 전망]공급량 적고 매물 유인책 빠져...서울 집값 내년에 다시 오를수도

대출제한·보유세 인상으로 상승세 제동 걸렸지만

강남은 진입수요 여전히 많아 큰 폭 하락 없을듯

노도강도 보합세 예상...하반기 금리 인상이 변수




현재 주택시장은 일부 호가를 크게 내린 급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매수세는 잠잠한 상태다. 매도자와 매수자 간 치열한 눈치싸움이 진행되고 있다. 그렇다면 추석 이후 집값은 어떻게 될까.

서울경제신문이 서경 부동산 펠로 2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말까지 서울 집값이 추세적 상승세를 보이기보다는 약보합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됐다. 정부의 수요규제 정책과 공급확대 발표로 과열 국면이 다소 진정되고 관망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동안 서울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강남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도 눈치 보기 장세의 영향으로 당분간 조정 국면을 맞을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공급대책의 강도가 약하다고 평가되는데다 재건축 규제가 지속되는 상황이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 매물을 유도하는 정책이 빠져 있어 내년에는 서울 집값이 다시 우상향 기조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금리 인상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추석 이후 집값 전망’에 대해서는 올해 말까지 서울 집값이 큰 폭의 상승보다 조정세를 띨 것이라고 답한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응답자의 92%가 보합세를 보이거나 소폭 하락할 것이라고 답했다. 용산구 산천동의 장영 삼성공인 대표는 “대출 제한 및 향후 금리 인상의 여파로 그동안의 급등세가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당분간 진정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남구 도곡동 L중개업소 대표도 “정부의 고강도 규제 정책에 상승 동력이 떨어져 있지만 매도물량도 많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가격이 급락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호가만 일부 떨어지는 보합세가 연말까지 펼쳐질 것”이라고 밝혔다. 강남과 마용성은 물론 최근 집값 급등세를 보였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 등 서울 외곽지역도 보합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송파구 잠실동 T중개업소 대표는 “대출규제, 보유세 인상의 영향으로 강남권도 눈치 보기가 치열해지면서 최근 상승 흐름에 약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강남에 진입하려는 수요가 여전히 많아 오름폭이 제한될 뿐 큰 폭의 하락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어 “마용성과 노도강도 규제의 영향을 받겠지만 ‘인(in) 서울’ 입지를 갖췄기 때문에 보합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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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등 일부 수도권 지역은 주택 가격 하락폭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응답자의 68%는 수도권 일부 지역과 인천의 집값이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답했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중개업소 대표들과 비슷한 예측을 내놓았다. 두성규 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서울 주택시장이 9·13 대책 이후 숨 고르기에 들어간 상황인데 공급대책 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며 “앞으로 보합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도 “서울은 보합, 수도권 일부 지역과 지방은 약세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이달 들어 연이어 내놓은 부동산대책 중 시장에 가장 영향을 크게 미치는 것으로 꼽힌 것은 ‘대출정책’이었다. 응답자의 44%가 대출규제를 우선 꼽았다. 다음으로 ‘공급정책’ 36%, ‘세금정책’ 20% 등의 순이었다.

다만 수요규제·공급대책 효과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응답자의 76%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고 16%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8%는 ‘내성이 생겨 큰 영향이 없다’고 답했다. 서대문구 H중개업소 대표는 “이달 들어 연이어 대책이 나왔기 때문에 시장에 어느 정도 충격을 준 측면은 있다”면서도 “다만 부동산은 일반 소비재 대비 정책에 대한 반응이 늦게 나타나기 때문에 긴 호흡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내년 서울 집값 전망에 대해서는 ‘상승’ 40%, ‘보합’ 24%, ‘소폭 하락’ 24%, ‘큰 폭 하락’ 12% 등 상승세를 예상하는 답변이 많았다. 도곡동 L중개업소 대표는 “서울 도심 공급대책으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재건축 규제 완화인데 정책당국은 이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주택임대사업자의 과도한 등록으로 매도물량도 거의 나오지 않아 서울 집값은 장기적으로 우상향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서울 도심 코어(core) 지역은 계속 오르고 지방은 더 떨어지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훈·박윤선·이완기기자 hooni@sedaily.com

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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