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옛 동부그룹 계열사 간 부당 자금지원…5억 과징금 철퇴

정상금리보다 최소 30% 낮게 자금지원

공정위 "그룹 동반 부실화 사례 적발"

지난 21일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박기흥 지주회사과장이 ‘동부’ 소속 ㈜팜한농 및 동화청과㈜가 퇴출위기에 처한 계열회사 ㈜동부팜에게 대규모 자금을 지원한 행위에 대해 과징금을 부여한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지난 21일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박기흥 지주회사과장이 ‘동부’ 소속 ㈜팜한농 및 동화청과㈜가 퇴출위기에 처한 계열회사 ㈜동부팜에게 대규모 자금을 지원한 행위에 대해 과징금을 부여한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팜한농 등 옛 동부그룹(현 DB그룹) 소속 계열사가 다른 계열사에 부당 자금지원으로 억대 과징금을 물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6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팜한농·동화청과·동부팜 등 3개사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억9,300만원을 부과했다. 업체별로는 팜한농 2억2,500만원, 동부팜 1억6,000만원, 동화청과 1억800만원 등이다. 팜한농과 동화청과는 2012년부터 4년간 저리로 자금을 빌려주거나 회사채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동부팜에 총 567억2,000만원을 부당 지원한 혐의를 받는다.


팜한농은 동부그룹의 농업사업 부문 대표 회사였다. 농업부문 수직 계열화를 위해 2011년에는 농산물 도매시장법인인 동화청과를, 2012년에는 농산물 생산·유통회사인 동부팜을 각각 인수했다. 동부팜은 팜한농에 인수된 해 거래처를 잃으며 연간 매출액이 전년의 절반 수준인 327억원으로 떨어졌다. 게다가 재무상태 부실까지 겹치며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릴 수도 없어 퇴출 위기에 직면했다. 팜한농은 당시 동부팜에 담보 없이 다섯 차례에 걸쳐 77억원을 5%대 금리로 빌려줬다. 2014년 5월부터 2016년 2월 사이에는 22차례에 걸쳐 동부팜이 발행한 310억2,000만원 규모의 회사채를 역시 5%대 금리로 인수했다. 동화청과도 2012년 12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12차례 담보 없이 동부팜에 최대 6.9% 금리로 180억원을 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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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신용도가 나빴던 동부팜에 이들 계열사는 정상금리(9∼11.8%)보다 최소 30% 이상 낮은 금리를 적용했다. 동부팜은 이 덕분에 적어도 16억7,000만원가량의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고 공정위는 추산했다. 2011년부터 5년간 이어진 완전자본잠식 상태도 벗어나면서 부도 위기를 벗어났다.

하지만 동부그룹 자체가 구조조정에 돌입하면서 팜한농은 2016년 5월 LG화학에 팔렸다. 동부팜 역시 2016년 2월 우일팜에, 동화청과는 2016년 5월 서울랜드에 각각 매각됐다. 동부그룹도 지난해 11월 그룹 명칭을 DB그룹으로 바꿨다. 공정위 관계자는 “대규모 자금지원으로 퇴출당해야 할 계열사가 살아나면서 시장을 교란했다”며 “대기업집단이 부실계열사 지원을 통해 그룹까지 동반 부실화할 우려가 있는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slypdh@sedaily.com

박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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