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 날짜보다 나흘 앞선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도착했다. 리 외무상이 미국행을 서두른 것은 2차 북미정상회담을 실질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첫 북미 외교장관회담을 진행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비핵화 방안 및 상응조치와 관련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면 합의 내용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한 만큼 두 사람의 만남을 통해 2차 정상회담의 골격이 잡힐 것으로 관측된다
리 외무상은 중국 베이징을 거쳐 이날 오후2시40분께 뉴욕에 도착했다. 특히 공항 계류장에 검은색 의전·경호차량 10여대가 리 외무상의 일행을 맞이해 눈길을 끌었다. 장관급 인사인 리 외무상에 대한 의전으로는 파격적인 예우다. 실제 1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5월 김 위원장의 특사로 뉴욕을 방문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도 리 외무상과 비슷한 특급 의전을 받았다.
2차 정상회담을 위한 리 외무상과 폼페이오 장관 간 정식 양자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 폼페이오 장관은 19일 이례적으로 리 외무상과의 만남을 제안한 사실을 공개했다. 리 외무상은 2016년 5월 외무상으로 임명되기 전까지 북핵 협상 수석대표로 활동해 대미(對美) 외교통으로 알려져 있다. 두 사람의 만남이 성사되면 폼페이오 장관이 그간 군부의 실력자 이미지를 굳혀온 김 부위원장과 함께 외무성 실세인 리 외무상을 더해 북한과의 대화채널을 다변화할지도 관심을 모은다. /뉴욕=이태규기자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