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유엔총회서 자화자찬...비웃음 산 트럼프

"美역사 통틀어 많은 성과" 발언

각국 정상·외교관들 웃음 터져

WP "국제사회의 응수 보여준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세계 최대 다자외교 무대인 유엔총회에서 세계 최강국 지도자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설 도중 총회장이 웃음바다가 되는 이례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연설 초반 트럼프 대통령이 진지한 표정으로 자신의 치적을 자랑하자 청중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에서 “2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나의 행정부는 미국 역사를 통틀어 다른 거의 모든 행정부보다 많은 성과를 이뤘다”는 등 자화자찬을 늘어놨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진지한 연설에 세계 정상과 외교관들이 모인 청중석에서는 웃음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잠시 연설을 멈추고 “이런 반응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머쓱한 듯 혀를 내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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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유엔본부를 나서면서 취재진에게 “청중을 웃기려는 퍼포먼스였다”고 말했지만 미 언론들은 다자주의를 상징하는 유엔에서 ‘미국 우선주의’를 과시한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의 웃음거리가 됐다며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무역과 안보, 외교현안 등을 둘러싸고 전통 동맹 및 협력국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것을 즐겨온 대통령에 대한 국제사회의 날카로운 ‘응수(rejoinder)’를 보여준 것”이라고 풀이했다.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도 “미국 대통령이 유엔총회 현장에서 세계 정상들의 웃음을 유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수차례에 걸쳐 미국의 강력하지 못한 정책 때문에 세계가 미국을 뒤에서 비웃고 있으니 강한 정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해왔으나 오히려 그가 세계 정상들의 비웃음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4년 트위터를 통해 미국이 오랫동안 다른 나라들에 이용당해왔다며 ‘미국이 전 세계의 웃음거리로 전락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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