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캐나다 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양자 정상회담 요청을 자신이 거부했다고 주장해 파란이 일고 있다. 트뤼도 총리는 나프타 협상 파기도 불사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쳐 미국이 캐나다를 제외하고 멕시코와 양자 무역협정을 체결할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트뤼도 총리로부터 만남 요청이 있었지만 거절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낙농업에 부과하는 캐나다의 관세가 너무 높은데 그(트뤼도)가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솔직히 우리는 캐나다에서 들어오는 자동차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 협상 대표인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외교장관을 겨냥해 “우리는 캐나다의 협상 스타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우리는 그들의 대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트뤼도 총리실 대변인은 “우리는 어떤 만남도 요청한 적이 없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특히 트뤼도 총리는 유엔총회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캐나다를 위한 올바른 협상에 도달하기 위해 계속 협상할 것”이라면서 “미국이 멕시코와의 나프타만 추진한다고 해도 우리에게는 여러 대안이 있다”고 밝혀 나프타 협상 파기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앞서 멕시코와 나프타 개정안에 합의한 미국은 30일을 시한으로 정하고 캐나다의 동참을 압박하고 있으며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캐나다를 빼고 멕시코와 양자협정을 체결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NYT는 “오는 10월1일 퀘벡 보궐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농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트뤼도 총리가 적극적인 협상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