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해보험·NH투자증권 등 국내 금융사가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베인캐피탈과 손을 잡고 호주 2위의 프리미엄 보육시설 리틀러닝스쿨(Little Learing School)을 인수한다. 투자금은 베인캐피탈의 투자처인 호주 1위 보육시설 온리어바웃칠드런(Only About Children·Oac)의 리파이낸싱에도 사용된다. 국내 금융사가 호주 1·2위 보육 시설에 투자하는 첫 사례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베인캐피탈은 최근 호주의 리틀러닝스쿨에 4억 호주달러(한화 약 3,200억원)를 투자해 경영권을 인수했다. 베인캐피탈은 이 가운데 2억 5,000만 호주달러(약 2,000억원)를 인수금융으로 확보했다.
이번 인수금융에는 국내 금융사인 롯데손해보험과 NH투자증권, MG손해보험, 엔지니어링공제회가 인수 주관사인 골드만 삭스와 함께 참여했다. 국내 금융사의 투자금은 약 5,000만 호주달러(약 450억원)다. 업계에서는 연 금리 7% 수준의 수익을 보장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인수금융 금리가 4% 중반인 것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베인캐피탈은 리틀러닝스쿨 인수와 동시에 2016년 지분 80%를 인수한 호주 1위 보육시설 Oac의 리파이낸싱도 진행한다. 인수금융 대출 자금 중 일부가 Oac의 리파이낸싱에 활용될 예정이다.
리틀러닝스쿨은 호주 멜버른과 시드니 등 주요 도시에 31개 지점을 보유한 대형 프랜차이즈 어린이집이다. 만 5세 이하 영유아를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한다. 베인캐피탈이 보유하고 있는 Oac의 경쟁사이기도 하다. Oac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과정을 모두 운영하며 호주 멜버른과 시드니에 52개 지사를 보유하고 있다. 베인캐피탈은 같은 업종인 리틀러닝스쿨을 인수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볼트온(Bolt-on) 인수합병(M&A)전략을 꾀한 것으로 분석된다. 베인캐피탈은 호주에서 방과 후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캠프 오스트레일리아(Camp Australia)도 사들였다.
호주는 한국과 달리 영유아 보육과 교육시설의 60%가량을 민간에서 주도하고 있으며 업체들은 대형 프랜차이즈 형태로 성장해 왔다. 정부가 맞벌이 가정에는 공공과 민간의 구분 없이 무상보육을 확대하고 있어 투자자 입장에서 일정 이상의 안정성이 수익률이 보장된다. 한국보다 1인당 보육과 교육시설을 이용하는 시간이 짧아 운영 과정에서 비용 부담도 적다. 국토가 넓고 인구가 적어 지방 정부의 자치권이 보장되어 있는 만큼 보육시설에 대한 중앙정부의 규제도 낮은 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호주는 민간이 보육시장을 주도하는 시장”이라며 “정부 지원도 늘어나는 추세여서 투자처로 주목 받고 있다”고 말했다.
베인캐피탈은 1987년 미국에서 대기업 고객 중심의 보육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라이트호라이즌(Bright Horizons) 창업에 참여하는 등 보육사업을 유망한 대체투자처로 주목해왔다. 브라이트 호라이즌은 현재 미국, 영국, 네덜란드, 캐나다 및 인도에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조윤희 임세원기자 wh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