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공정거래법 개정 기업부담 완화방안 강구해야

재계가 공정거래법 전부 개정안과 관련해 보완책 마련을 정부에 호소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주회사에 대한 과도한 규제를 완화하고 공익법인의 의결권 제한을 없애야 한다는 내용의 건의서를 공정위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건의문에는 기업 고발 남용 방지책과 함께 중복조사 행위를 금지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대한상의가 정부의 핵심정책인 공정거래법에 대해 이례적으로 건의문까지 제출한 것은 ‘기업 옥죄기’가 도를 넘었다는 판단에서다. 건의문대로 법 개정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곳곳의 독소조항이 기업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경영 불투명성을 높일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지주회사 간접규제만 해도 정부 방침에 충실히 따랐던 기업일수록 오히려 불이익을 받는 결과를 낳게 된다. 해외는 물론 국내 펀드까지 경영권 개입의 물꼬가 트인 마당에 공익법인의 의결권만 과도하게 제한하면 기업 경영을 무방비 상태로 내몰 가능성이 높다. 최근 대기업들이 수십년간 키워온 계열사를 앞다퉈 매각하는 것도 내부규제를 피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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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법의 근본취지는 불공정행위를 방지하고 경쟁을 촉진해 소비자의 편익을 증진하는 것이다. 하지만 38년 만의 개편안은 대기업 경제력 집중에만 초점을 맞춰 규제를 강화하고 정부 간섭을 늘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더욱이 말로는 혁신성장을 지원한다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응하는 구체적인 경쟁 활성화 방안은 찾아보기 힘들다. 기업들이 글로벌스탠더드에 맞춰 경영 불확실성을 없애고 기업 활력을 높여야 한다고 촉구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그동안 “공정거래법 개정은 매우 중차대한 작업인 만큼 사회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그렇다면 시민단체 등 제3자가 아니라 기업들의 고충부터 귀담아듣고 현실에 맞는 제도를 만들어야 마땅하다. 공정거래법을 넘겨받을 국회도 입법과정에서 기업 부담을 완화하고 산업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방안을 만들어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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