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여성 경제학자를 처음으로 선임했다. 이로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은행에 이어 IMF까지 주요 국제기구들의 최고 경제학자 자리를 여성들이 차지하게 됐다.
1일(현지시간) IMF는 올해 말 은퇴하는 모리스 옵스펠드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후임자로 기타 고피나트(46·사진) 하버드대 교수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인도·미국 시민권자인 고피나트는 인도에서 성장기를 보냈으며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시카고대 교수를 거쳐 하버드대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유력 경제학술지인 아메리칸 이코노믹 리뷰의 공동 편집자이며 역시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와 함께 ‘국제경제학 핸드북’ 공동 편집자를 맡고 있다.
고피나트는 환율, 무역·투자, 세계 금융위기, 통화정책, 채무, 신흥시장 위기 등에 관한 40편의 연구논문을 썼다. 특히 환율 연구로 잘 알려진 그는 최근 변동환율의 이점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적다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이는 전통적으로 변동환율제를 지지해온 IMF와는 상이한 관점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이날 성명에서 “고피나트는 흠잡을 데 없는 학문적 자격과 입증된 지적 리더십 경력을 갖춘 세계적으로 걸출한 경제학자 중 한 명”이라며 “중대한 시점에 우리의 연구조사 부문을 이끌 적격자”라고 말했다.
한편 IMF가 고피나트를 선임하면서 OECD와 세계은행에 이어 국제기구에서 최고 경제학자로 활약하는 여성이 한 명 더 늘게 됐다. OECD에서는 프랑스인 로랑스 분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맡고 있으며 세계은행은 지난 4월 그리스계 미국인 피넬로피 코우지아노 골드버그를 차기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지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