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호르몬의 거짓말] 여성의 눈물, 호르몬 탓 아니다

로빈 스타인 델루카 지음, 동양북스 펴냄




“여성호르몬은 여성들을 미친년으로 만든다.”


호르몬은 생리 전의 여성을 신경질적이고 퉁명스럽게 바꿔놓고, 임신부를 비논리적이고 무능력하게 만들며, 출산 후에는 급격한 호르몬 변화로 우울증에까지 몰아 넣는다는 말이다. 결론부터 알고 얘기하자, 그렇지 않다. 틀렸다. 생식호르몬이 여성의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고, 호르몬 변화로 불쾌한 신체 증상을 겪는 여성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이미 심리학자들은 약 30년 전부터 그 사실을 알게 됐지만 ‘쉬쉬’했다. 일찍이 히포크라테스가 “자궁이 몸 속을 돌아다니다가 뇌 옆에 안착하면 비정상적인 감정과 행동을 보이게 된다”는 이론을 세웠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를 여성의 ‘생물학적 결함’으로 보고 “여성을 남성보다 심리적·정서적으로 열등한 존재”로 여겼으니 이미 1,000년이나 고착된 편견은 쉽사리 깨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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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박사인 저자는 지난 15년의 연구를 집대성 해 이 책을 썼다. 원제는 ‘호르몬의 신화(The Hormone Myth)’인데 “신화라는 용어를 쓴 이유는 ‘잘못된 정보나 이론에 바탕을 두고 있으면서도 사회와 그 구성원이 어떻게 해서든 지금의 현상을 유지하려고 믿고 있는 신념’임을 표현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명심하자. “여성이 짜증이 나고 우울하고 건강하지 못한 건, 호르몬 때문이 아니라 사회적 불평등 때문이다.” 1만7,500원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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