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고성능 브랜드 ‘N’의 첫 번째 역작 i30 N이 유럽 시장에서 질주하고 있다. 올해 전체 판매가 목표치의 2배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5일 현대차(005380)에 따르면 올해 i30 N은 유럽 시장에서 지난 8월 기준 누적 3,777대가 판매됐다. 애초 현대차가 잡았던 올해 목표 2,800대를 이미 훌쩍 넘어섰다. 특히 고성능 차의 본고장 독일에서만 8월 기준 2,193대, 전체 유럽 판매의 58%가 팔렸다. 출시 1년 만에 세계 자동차 시장을 선도하는 유럽에 뿌리를 내렸다는 평가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 정도 추세라면 올해 잡았던 연간 6,000대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에서 ‘N’ 브랜드의 인기는 현대차가 오랜 기간 공을 들인 ‘고성능 차’ 전략이 먹혔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2015년 고성능 N 브랜드를 공식화했지만 이미 10년 전인 2009년부터 개발을 해왔다. 남양연구소에서 2009년 자동차 경주의 ‘철인 경기’로 꼽히는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 참가할 시범차량을 제작했고 2012년 고성능 차 개발 조직을 설립해 실전 테스트에 나섰다. 이후 i20 WRC 콘셉트카를 내놓고 2013년 제네바모터쇼에서 WRC 참가를 위한 i30 WRC 모델을 공개했다. 2014년 WRC 대회에 참가했고 BMW의 고성능 브랜드 M을 총괄했던 알버트 비어만을 영입했다. 이후 2015년 고성능 브랜드 N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올해 현대차는 전 세계에서 열린 WRC 대회에서 상위권을 휩쓸며 도요타와 1·2위를 다툴 정도로 성장했다. N이 유럽 시장에서 잘 팔리는 것도 오랜 기간 준비해 모터스포츠에서 활약하는 N브랜드의 레이스 차량들의 효과가 컸다.
현대차는 최근 파리모터쇼에서 세 번째 N 모델 ‘i30 N 패스트백’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이에 따라 유럽 시장에서 N의 질주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독일에서 7월에 100대 한정 판매한 i30 N이 이틀 만에 완판됐고 주문하면 3개월을 기다려야 받을 수 있다”며 “N의 성공은 전체 그룹의 이미지 제고와 판매량 증가로 이어져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크푸르트=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