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업계에 따르면 브라질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대선 불확실성이 결선투표일인 오는 28일까지 계속됨에 따라 정국 움직임, 대선 결과 등에 따른 환율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지난 2012년 상파울루주 피라시카바시 생산공장에서 전략차종인 HB20을 출시한 현대차는 정국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단 “현지 공장은 순항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초조해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현대차 현지 공장은 엔진 등 생산에 필요한 부품 중 40% 이상을 한국에서 달러화를 주고 들여온다. 이 때문에 헤알화 가치가 급락하게 되면 부품 조달 비용이 크게 상승해 완성차의 제조 원가가 올라가게 된다. 정국 불안으로 헤알화 가치가 계속해서 곤두박질치면 브라질에서 차가 잘 팔리더라도 수익성을 깎아 먹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아르헨티나 등에서 번진 위기가 브라질을 거쳐 주변국까지 번지면 역내에 차를 수출하려 했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브라질은 지난해 기준 글로벌 10위에 달할 정도로 시장이 크다”며 “내년께 예상되는 중남미권역본부 출범이 이뤄지면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 태평양동맹 회원국을 포함해 중남미 모든 국가로 영업망을 넓힐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동국제강은 포스코와 합작으로 브라질에 일관제철소(CSP)를 세우고 2016년 하반기부터 공장을 돌리고 있다. 동국제강 역시 정국 불안으로 헤알화 가치 하락세가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이미 올 상반기 헤알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CSP 지분법 평가손실로 당기순이익은 적자를 기록했다. 미국 내 슬라브 수요가 늘어난 덕택에 올 상반기 처음으로 27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전환했던 터라 아쉬움이 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시장 친화적인 극우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헤알화가 안정세를 찾는 듯 보인 터라 대선 결과를 주목해왔다”며 “결선투표 결과가 여전히 불확실한 만큼 긴장을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우보·김창영기자 ub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