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中 "인터폴 총재 위법으로 조사중" 발표…총재직 사임

중앙기율검사위원회에 '법 위반' 혐의로 체포…숙청설도

신분 노출 우려에 등을 돌리고 기자회견 하는 멍 훙웨이 인터폴 총재의 부인 그레이스 멍/AFP=연합뉴스신분 노출 우려에 등을 돌리고 기자회견 하는 멍 훙웨이 인터폴 총재의 부인 그레이스 멍/AFP=연합뉴스



지난 9월 말 종적을 감췄던 멍 훙웨이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Interpol) 총재(64)가 중국 반부패 당국에 체포된 사실이 밝혀졌다.

AP와 AFP통신 등 외신들은 중국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지난 7일(현지시간) 밤 늦게 웹사이트를 통해 멍 총재가 법을 위반해 반부패 당국인 국가감찰위원회의 감시와 조사를 받는 중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다만 위원회는 더 이상의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회는 중국의 공무원 수사에 대해 매우 강한 권한을 보유하고 있으며, 시진핑 국가주석의 강력한 반부패 캠페인을 수행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 이 조직이 시 주석의 정적 제거에 활용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멍 총재는 지난달 25일 모국으로 출장을 간다고 한 뒤 실종된 상태였으며, 인터폴은 중국 당국의 발표 직후 멍 총재가 총재직에서 사임했다고 발표했다. 인터폴은 다음 달 새 총재를 선출할 계획이며, 그때까지 김종양 인터폴 집행위원회 부총재가 총재 대행직을 맡게 된다. 김 대행은 경남지방경찰청장과 경찰청 기획조정관, 경기지방경찰청장을 역임했으며, 2015년 인터폴 부총재에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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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멍 총재 체포 발표는 멍 총재의 부인이 인터폴 본부가 있는 프랑스 리옹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남편이 위험하다며 국제사회에 관심을 호소한 직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멍 총재의 부인 그레이스 멍은 기자회견에서 남편이 출장을 간다며 집을 나선 지난달 25일 남편으로부터 위험한 상황에 처했음을 의미하는 칼 모양의 이모티콘을 메시지로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 메시지를 받기 몇 분 전에는 “내 전화를 기다려라”는 문자도 받았다며 남편이 “매우 바쁜 사람이지만 우리는 매일 연락을 해왔다”고 덧붙였다. 그레이스 멍은 신분 노출을 피하기 위해 뒤로 돌아선 채 준비한 원고를 중국어와 영어로 번갈아 읽었고, 사진 촬영도 거부했다. 멍 총재는 부인 및 두 아들과 함께 프랑스에서 지내왔다.

멍 총재가 중국 정부의 지원을 통해 2016년 중국인 처음으로 인터폴 수장으로 선출됐을 당시 국제인권단체들은 중국 정부가 멍 총재의 지위를 이용해 해외의 반체제 인사들을 추적하려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반면, 지금은 그가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저우융캉 전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발탁했다는 점을 언급하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멍 총재는 2004년 저우에 의해 공안부 부부장에 임명된 바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은 지난해 5월 저우의 잔존 세력의 숙청 가능성을 제기하며 멍 총재가 그중 한 명이라고 알렸다. 저우는 2015년 뇌물수수와 권력남용, 고의적인 국가기밀 누설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1949년 중국의 신정부수립 이래 사법부의 단죄를 받은 첫 정치국 상무위원이 됐으며, 중국 당국은 그의 영향력을 완전히 제거하려 한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중국은 최근 고위 정부관리나 억만장자 기업인, 유명인 등이 갑자기 실종되는 사건이 왕왕 발생하고 있다. 특히 최근 여배우 판빙빙이 탈세 의혹 이후 갑자기 사라진 바 있다. /노진표 인턴기자 jproh93@sedaily.com

노진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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