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다음달부터 삼성전자의 간편결제 서비스 삼성페이를 통해 이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제휴를 맺기로 했다. 삼성페이에 본인 명의의 계좌를 등록하기만 하면 기업은행 앱을 통하지 않고도 이체를 할 수 있는 것이다. 간편결제는 스마트폰에 계좌나 신용카드·체크카드 정보를 한번 입력하면 공인인증서 인증 없이도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다른 은행도 삼성페이와의 제휴를 강화하고 나섰다. 신한은행은 은행 방문 없이 삼성페이를 통해 통장을 신규로 만들고 계좌등록까지 가능한 ‘삼성페이 원스탑 계좌 신규·등록 서비스’를 지난달 출시했다. 현재 삼성페이에서는 KB국민·KEB하나·우리 등 8개 은행의 자동화기기(ATM) 입출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삼성페이로 인증한 뒤 스마트폰을 ATM에 대기만 하면 입출금이 이뤄지는 방식이다.
이처럼 은행들이 페이 서비스 제휴에 공을 들이는 것은 간편결제 시장이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팽창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모바일 간편결제를 통한 연간 결제 규모는 지난 2016년 11조7,810억원에서 지난해 39조9,906억원으로 네 배 가까이 급증했다. 은행들은 자체 앱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적과의 전략적 제휴로 기존 고객 방어와 신시장 대응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카카오페이와 삼성페이의 가입자는 각각 2,300만여명, 1,200만여명으로 국민은행의 뱅킹 앱 ‘KB스타뱅킹(가입자 1,430만여명)’, 신한은행의 ‘쏠(690만여명)’보다 많다.
카카오페이와 손잡는 은행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NH농협은행의 ‘NH x 카카오페이 통장’은 출시된 지 11개월 만인 6일 기준 누적계좌 수 17만5,380좌, 수신잔액 1,732억원을 기록했다. 이 상품은 카카오페이의 출금계좌로 등록해 이용할 경우 미리 금액을 충전할 필요 없이 간편송금이나 결제가 가능하다. 특히 1020세대의 가입 비중이 60%를 넘어설 정도로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기몰이하고 있다. 기업은행도 지난달 카카오페이 안에 적금·카드·환전서비스는 물론 직장인 대출까지 받을 수 있는 ‘IBK모바일 지점’을 개설했다. 이 밖에 SC제일은행은 NHN페이코와 손잡고 페이코 앱을 통해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의 경우 신세계그룹과의 제휴를 통해 SSG페이 앱에서 대출을 받을 경우 0.5%포인트의 금리 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