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남녀 임금격차 해소, 답을 찾아서] 덴마크는 정부개입 최소화...여성 이사직 비율 40%로 '쑥'

■임금격차 줄이는 자율규제

여성임원 할당제 등 강제하기보다

성역할 깨기 캠페인으로 인식 바꿔

덴마크 정부는 양성평등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경제사회 전반에서 성공한 여성들을 젊은이들의 ‘롤모델’로 소개하는 ‘미래를 이끌어라(Lead the future)’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회계컨설팅법인 PwC, 정보기술(IT)기업 마이크로소프트 등에 임원으로 재직 중인 롤모델 여성들./사진=덴마크 외교부덴마크 정부는 양성평등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경제사회 전반에서 성공한 여성들을 젊은이들의 ‘롤모델’로 소개하는 ‘미래를 이끌어라(Lead the future)’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회계컨설팅법인 PwC, 정보기술(IT)기업 마이크로소프트 등에 임원으로 재직 중인 롤모델 여성들./사진=덴마크 외교부



북유럽 복지전통을 지닌 덴마크는 벨기에와 달리 남녀 간 임금격차를 줄이는 데 정부의 강제성을 최소화하고 기업이 자율적으로 이행하도록 독려한다. 정부의 역할은 법체계 정비와 모니터링을 하는 데 국한하고 여성임원 할당제 등 강제성 있는 정책으로 압박하지는 않는다. 자율성을 중시하는 만큼 정부는 캠페인 등을 통해 남녀 임금격차를 줄이도록 독려하는 우회 방식을 택하고 있다.

지난 201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를 근거로 하면 덴마크는 남녀 간 임금격차가 6%에 불과했다. 이는 OECD 평균(14%)의 절반보다 낮을 정도로 전 세계 최상위권이다. 하지만 유럽국가들이 더 신뢰하는 유로스타트 통계수치와는 차이가 난다. 2014년 유로스탯 통계에 따르면 덴마크의 남녀 간 임금격차는 15%로 유럽국가들의 평균 수준에 불과하다. 기관마다 통계수치가 다른 것은 분석기업의 수, 급여자료 등 투입한 데이터의 차이에 기인하는데 덴마크 정부는 아직 남녀 간 임금격차를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통계의 시사점은 동일하다고 말한다.


덴마크 정부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벨기에 정부와 마찬가지로 일정 규모 이상의 회사는 성별에 따른 임금격차를 보고하도록 조치했다. 현재 35인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거나 남녀 각각 10명씩 고용하면서 이들에게 동일한 범주의 일을 맡기는 회사는 성별에 따른 임금수치를 통계화해 보고해야 한다. 또 기업체의 여성 임원을 늘리기 위한 법제화도 마련했다. 덴마크 정부는 2012년 1,600개 대기업과 1,200개 공기업을 대상으로 여성 임원의 목표비율과 더불어 실행계획안을 내도록 했다. 다만 이는 벨기에처럼 여성임원할당제 방식은 아니다. 세실 키슬링 덴마크 고용부 워킹라이프센터(Center for Working Life) 선임자문관은 “기업들에 강제로 할당하는 형태가 아닌 자율규제(Self-regulatory) 방식”이라며 “이 실행계획안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2,800개 기업의 여성 이사직 비율은 2012년 39.4%에서 2016년 40.9%까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공기업의 경우 여성이사 비율은 남성보다 늘어나 2016년 기준 여성이사가 51%를 차지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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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협의회도 남녀 간 임금격차를 해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정부가 강제적으로 개입하지는 않는다. 정부 안팎에서 공기업을 중심으로 여성근로자가 많은 의료보건 분야의 급여를 남성근로자가 많은 정보기술(IT) 분야 수준까지 올리자는 논의도 이뤄지기는 했지만 덴마크 정부는 이를 검토한 뒤 폐기했다. 덴마크의 경우 유럽연합(EU) 28개 회원국 가운데 최저임금을 법제화하지 않은 6개국 중 하나일 정도로 노사의 자율적 합의 문화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키슬링 자문관은 “덴마크 정부는 노사 간 중요한 사항에 대해 상호 합의를 통해 결정하도록 하는 자율적 문화를 130년 동안 지켜왔다”며 “공기업이라고 하더라도 정부가 여성 다수 직장의 임금을 남성 다수 직장의 수준으로 인위 조정할 경우 노사협의회가 해왔던 중요한 업무에 정부가 개입하게 되는 것이고 사회적 합의를 방해하는 방식이 돼 폐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덴마크 정부는 이 대신 다양한 캠페인을 통해 남녀 간 성고정관념을 깨고 남성 우위의 고임금 직장에 여성 투입률이 높아지도록 유도하고 있다. 외교부 산하의 양성평등과는 2월 덴마크 공과대학들과 연합해 여학생들에게 공학과 과학에 흥미를 갖도록 설명회를 개최하고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또 남학생들에게는 간호사, 어린이집 교사 등 여성 우위의 직업에 관심을 갖도록 캠페인을 벌이고 홍보해왔다. 그 결과 지난해 대학교 공학과 과학전공 신입생의 28%는 여학생으로 꾸려졌고 교육학 전공 신입생의 31%는 남학생으로 채울 수 있게 됐다. 또 여학생들의 기업가 정신을 고취하고 자아실현을 돕기 위해 경제·사회적으로 성공한 여성들을 롤모델로 선정해 이들의 성공스토리를 알려주는 ‘미래를 이끌어라(Lead the future)’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롤모델들은 글로벌 회계컨설팅기업 PwC, IT 기업 마이크로소프트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회사의 임원들이며 이들은 여학생들의 멘토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키슬링 자문관은 “성고정관념으로 인한 직업 쏠림현상, 또 이에 따른 남녀 임금격차를 해소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지만 캠페인과 설명회 등을 통해 어린 학생들의 생각을 자꾸 바꾸고 있다”며 “남학생은 이공계, 여학생은 인문사회계라는 공식이 깨질 수 있으리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코펜하겐=강동효기자 kdhyo@sedaily.com

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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