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우리 경제가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양호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투자감소와 고용부진으로 내수 흐름은 정체됐다고 진단했다.
KDI는 10일 발표한 ‘KDI 경제동향’ 10월호에서 “9월 수출은 추석 명절 연휴 이동에 따라 일시적으로 감소했으나 일평균 기준으로는 증가세를 지속하는 등 반도체를 위주로 양호한 모습을 유지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한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모두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고용도 부진한 모습을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KDI는 “소매판매액의 증가세는 유지됐지만, 서비스를 포함한 전반적인 소비개선 흐름은 완만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각각 기계류와 건축부문을 중심으로 감소세를 지속했다”고 말했다. 이어 취업자 증가 폭이 미미한 가운데 고용률이 하락하고 실업률은 상승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KDI는 8월까지만 해도 총평에서 생산 측면의 경기 개선추세가 더욱 완만해졌지만, 개선추세 자체는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었다. 하지만, 9월에는 ‘개선추세’라는 문구를 삭제하고 경기가 빠르게 하락할 위험은 크지 않다고 언급했다. 경기 하락을 시사한 것이다. 10월에도 개선추세 문구는 총평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8월 전산업 생산은 광공업을 중심으로 전월(1.3%)보다는 증가 폭(1.5%)이 확대됐다. 특히 광공업생산은 반도체(13.6%)의 높은 증가세가 지속되고, 자동차(9.6%)가 기저효과로 증가로 전환하면서 전월(1.0%)보다 증가 폭이 확대된 2.5%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2.1%)보다 낮은 1.6%의 증가율을 기록했고, 건설업 생산은 전월에 이어 6.2% 감소하면서 부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KDI는 소매판매액은 개별소비세 인하 등으로 증가세가 유지됐지만, 서비스를 포함한 전반적인 소비개선 흐름은 완만한 것으로 판단했다. 설비투자는 부진한 흐름을 지속했고, 건설기성의 부진이 이어진 가운데, 건설수주도 큰 폭으로 축소되면서 건설투자의 감소세가 향후에도 지속할 것임을 시사했다고 지적했다. 고용부진도 계속됐다. 서비스업 취업자 수가 소매·음식주점업 등의 고용부진으로 감소세로 전환하면서 8월 전체 취업자 수는 3,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수출은 9월 중 8.2% 감소로 전환했지만, 일평균 수출액은 전월(8.7%)과 유사한 수준인 8.5% 증가했다. 이에 KDI는 명절 연휴 이동의 영향을 감안하면 전반적인 흐름은 비교적 양호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KDI는 세계 경제는 미국의 경기호조로 3% 중후반의 성장률을 유지하겠지만, 경기회복 속도는 국가별로 큰 차이를 보일 전망이라며, 미국의 급격한 정책금리 인상과 무역분쟁 장기화,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 등 하방 위험은 상반기에 비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권혁준인턴기자 hj7790@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