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그룹 god가 완전체 예능으로 돌아왔다. MBC ‘god의 육아일기’ 이후 17년 만이다. 어느덧 중년이 되어버린 그들 앞에 주어진 것은 마냥 힘들 것 같은 트래킹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길’ 위에서 서로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달았다.
11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JTBC홀에서 JTBC 새 예능프로그램 ‘같이 걸을까’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오윤환 PD, 정승일 PD, 박준형, 윤계상, 데니안, 손호영, 김태우 등이 참석해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같이 걸을까’는 오랜 친구와의 트래킹 여행을 표방하는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 이번 여정에서는 god 멤버들이 스페인 산티아고 길을 걷는다. god가 완전체로 함께 예능에 출연하는 것은 2000년에 방영된 MBC ‘god의 육아일기’ 이후 처음이다. 무려 17년 만에 완전체 예능 출연이라는 이례적 결정을 한 god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데니안은 “이렇게 다섯 명이서 제작발표회를 같이 하니까 굉장히 감회가 새롭다. ‘같이 걸을까’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 내년 1월에 있을 20주년과 더불어, 우리 멤버들이 같이 걸어온 길과 앞으로 같이 걸을 길이 생각났다. 지금 저희 시기와 굉장히 잘 맞는 방송이라 생각했다”고 얘기했다.
김태우는 “첫 방송이 기대된다. 가장 좋았던 점은 저희가 24시간을 붙어 있었다는 사실이다. 2주 가량 시간을 24시간 내내 붙어 있었던 것이 15년 만의 일이다. 걸어가면서도 티격태격하는 멤버들의 케미와 멤버들과의 합숙생활을 기대하면 좋을 듯하다”고 전했다.
‘같이 걸을까’의 여행지가 스페인 산티아고 길이라는 점 역시 주목할 만하다. 산티아고 길은 도보 여행자들의 성지이자 만인의 버킷리스트 여행지이기 때문. god는 스페인 산티아고 길에서의 여정을 생생하게 전달해, 여행을 꿈꾸는 이들에게 색다른 간접 경험을 선사한다.
오윤환 PD는 ‘같이 걸을까’의 주안점이 결국 트래킹임을 강조했다. 그는 “기획 의도로 트래킹이 먼저였다. 하지만 트래킹 여행을 풀로 찍는 것 자체가 문제점이 많다. 체력, 장비 모두 모험이었다”면서 “그러던 차에 지오디 측과 연락이 닿았다. ‘이 다섯 명은 친하겠지. 진짜 친구들이겠지’ 싶었다. 여기서 조금 힘들어도 나한테 뭐라고 하진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얘기했다.
또 박준형은 산티아고 길을 걸으면서 잃은 것과 얻은 것이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잃은 것은 살과 땀이다. 약 3.8kg가 빠졌다. 이 프로그램은 제가 찍은 것 중 가장 힘들었다. ‘정글의 법칙’이나 ‘사서고생’보다 더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동생들과 오랜 기간 각자의 길을 걸어왔다. 오랜만에 2주 동안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우리 사이 벌어졌던 차이를 꽉 메운 느낌이어서 좋았다”고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것을 밝혔다.
다른 멤버들 역시 17년 만에 god가 한 자리에 모여서 24시간을 함께 보낸 만큼, 얻은 것이 많았다고 입을 모았다.
윤계상은 “얻은게 있다면 어렴풋이 기억나는 제 모습이나 멤버들 간의 끈끈한 우정이다. 나이가 들면서 개인 활동을 하면서 많이 없어지기도 했고, 그 시점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늘 생각했었다”면서 “정말 그 사람들이 존재함으로써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지더라. 옛 사람에 대한 소중함이나 잊었던 과거 나의 모습을 만나면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손호영은 “‘크게 피가 섞이지 않아도 가족, 형제 같은 친구가 생길 수 있구나’란 깨달음을 얻었다. 함께 해온 시간만큼 그 추억이 남아 있구나 싶었다”고 전했다.
한편 god는 1998년 노래 ‘어머님께’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이후 노래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거짓말’ ‘촛불 하나’ ‘길’ 등을 발표, 공전의 히트를 치며 국민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2004년 멤버 윤계상이 탈퇴했고, god는 7집을 끝으로 잠정적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그리고 12년 만인 2014년, god는 재결합에 성공했고 활동을 재개했다.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끝내 함께 20주년을 맞은 god는 기다려준 팬들을 위해 그 소감과 계획을 공개했다.
데니안은 “20주년 기념 공연을 하게 되면 얼마나 벅찬 기분이 들까 싶다. 우리 멤버들이랑 오래 함께 했으면 하는 마음이 가장 크다. 아직도 저희 노래 들어주고 불러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김태우는 “앨범은 차근차근 완성되어 가고 있다. 멤버들의 참여도가 높은 앨범이 될 것 같다. 고민이 많다. 20주년인 만큼 무게감도 있고. 과거에 사회 전반적 이슈를 다룬 가사들을 쓰곤 했는데 그런 것에 대한 부담감이 컸다. 아마 조만간 곧 있으면 좋은 앨범으로 여러분들을 찾아뵐 것”이라고 밝혔다.
god의 인생과 우정을 깊이 담아낼 여행기 JTBC ‘같이 걸을까’는 오늘(11일) 오후 11시에 첫 방송된다.
/심언경 인턴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