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연 2만대 판매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준대형 하이브리드로는 국내 최초다. 소·준중형에 집중돼 있던 친환경차 인기가 최근 준대형 이상급까지 퍼지는 가운데 독보적인 지위를 굳히는 모양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9월까지 그랜저 하이브리드를 1만7,284대 팔았다. 지난해 같은 때 보다 43% 증가한 수치다. 현대차 관계자는 “시장에서 디젤 세단 수요가 줄면서 하이브리드카를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며 “그랜저 전체 판매량 중 하이브리드 비중은 2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준대형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실적과 비교하면 더 도드라진다. 8월까지 렉서스 ES300h와 기아차 K7 판매량은 각 4,718대, 4,071대를 기록했다. 1만5,388대가 팔린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 현대차 내부에선 준대형 하이브리드로선 최초로 연 2만대 달성도 머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준대형 하이브리드 시장이 현대차 그랜저, 렉서스 ES300h, 기아차 K7 등 3강 구도로 흘러가는 가운데서도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한발 앞서있다는 분석이다.
동급 경쟁차종 중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주된 이유는 합리적인 가격대를 들 수 있다. 세제 혜택을 받으면 3,500~3,900만원선에서 구입할 수 있다. 4,000만원을 훨씬 웃도는 경쟁 하이브리드 모델을 압도할 수 있는 비결 중 하나다. 가격은 낮게 책정하면서도 성능은 잡았다. 리터당 16.2km의 연비를 확보하면서 ES300h를 앞선다. EV 모드 가동 범위를 넓히고 공기 저항을 줄여주는 액티브 에어 플랩을 적용한 덕분이다.
공간을 보면 전장 기준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4,930mm를 확보해 동급 경쟁차종 대비 더 넓은 실내 공간을 갖추고 있다. 아울러 3중 실링, 이중 접합 차음 유리를 기본 적용해 고속 주행 시에도 풍절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이 밖에 풀 LED 헤드램프, 고속도로 주행 보조, 내비게이션 기반 크루즈 컨트롤, 어라운드 뷰 모니터, 스마트 후측방 경보 시스템, 스마트 전동식 트렁크 등 수입차 하이브리드를 능가하는 옵션을 갖췄다.
현대차 관계자는 “차주의 세밀한 부분 니즈까지 고려해 만족도를 높였다”며 “그랜저가 갖는 고유 브랜드 가치가 있는데다 준대형 하이브리드 열기가 뜨거운 만큼 하반기에도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