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작성된 것으로 알려진 외교부 안건 자료인 ‘대미 협의 방향’의 내부 문건에는 미국이 남북 군사합의 분야에 불만을 제기한 내용이 담겨 있다. 이 문건의 ‘남북 군사 분야 합의서 관련 대미(對美) 설명회 결과’ 항목에는 “미 측은 남북 교류를 추진할 때 국방 분야에서 각급의 협의를 넘어 한미 공동의 인식하에 공조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또 합의서 발표 전후 공조 부족에 대한 미 국무부의 불만이 표출”이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의 해명과 달리 한미 간 북한 비핵화 공조에 균열이 있었다는 정황이 사실로 확인됨에 따라 전날 남북이 합의한 철도·도로 착공식 등 남북 경협도 험로가 예상된다. 실제 이날 미 국무부는 남북이 철도·도로 연결과 현대화를 위한 착공식을 오는 11월 말∼12월 초에 진행하기로 합의한 지 하루 만에 남북관계와 북한 비핵화 문제의 진전이 함께 가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이는 사실상 우리 정부의 남북 경협 ‘과속’을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지난달 28일 열린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회 회의 결과 관련’이라는 문건의 항목에서 “미국은 한미 간 소통이 원활해졌다고 평가했다”는 내용이 담긴 점을 고려하면 양측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지는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