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류현진(31) 선수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한국인 중 최초로 월드시리즈(WS) 마운드를 밟게 될까.
다저스는 21일(한국시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7전 4승제) 최종 7차전에서 밀워키 브루어스를 5-1로 따돌리고 2년 연속 NL 정상에 올랐다. 지난 1977∼1978년에 이어 40년 만에 NL을 2년 연속 제패한 다저스는 1988년 이래 30년 만이자 통산 7번째 우승 반지를 향해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으로 향한다. 다저스와 아메리칸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WS 대결은 1916년 이래 102년 만이다.
여기에 빅리그 6년 차 선발 투수 류현진도 처음으로 함께 한다.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와 NLCS에서 다저스 선발 투수진으로 뛴 류현진은 월드시리즈에서도 선발 로테이션을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다저스는 NLCS에서 클레이턴 커쇼, 류현진, 워커 뷸러, 리치 힐 순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운용했다. 예상대로라면 류현진은 한국인 선발 투수 최초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하게 되는 쾌거를 얻는다. 구원 투수를 아우르면 김병현(39)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 2개를 끼었다.
류현진의 등판 순서는 유동적이다. 류현진은 NLDS와 NLCS에서 커쇼와 양대산맥을 이뤘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NLDS에선 1차전 선발의 중책을 안았고 NLCS에선 커쇼 다음으로 나서 2차전과 6차전을 책임졌다.
류현진은 5일 NLDS 1차전에선 7이닝 동안 삼진 8개를 솎아내며 무실점 역투로 승리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밀워키 밀러 파크에서 등판한 NLCS에선 기대에 못 미쳤다. 14일 2차전에선 4⅓이닝 동안 2실점, 20일 6차전에선 제구 난조로 3이닝 5실점의 최악 투구로 고개를 숙여야했다.
류현진이 이번에도 2선발로 나선다면 보스턴에서 열리는 2차전과 6차전에 등판할 전망이다. 다저스가 홈에서 강한 류현진을 3선발 이후로 돌린다면 류현진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3∼5차전 중 한 경기에 나설 수 있다. 또한 류현진이 NLCS에서 고전한 점을 고려했을 땐 월드시리즈에선 홈 등판 가능성도 나온다.
다만 보스턴에는 무키 베츠(타율 0.346·홈런 32개), J.D. 마르티네즈(타율 0.330·홈런 43개), 산더르 보하르츠(타율 0.288·홈런 23개) 등 우타 거포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잇달아 결정적인 홈런을 날린 좌타자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 등 강타자들이 자리하고 있다. 류현진이 제구 불안을 월드시리즈에서 극복할 수 있느냐가 최대 관건이다.
다저스와 보스턴의 미국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는 펜웨이 파크에서 오는 24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7전 4선승제로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