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e스포츠에 꽂힌 지구촌] "1020 잡아라"…EPL·DFL e리그 킥오프

"미래 젊은 고객 미리 확보하자"

'피파19' 활용 온라인리그 운영

NFL·MLB는 오버워치 구단 창설

2021년 16억 달러 시장 전망에

한화 등 국내 기업 투자도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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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큰 프로축구 무대인 영국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독일 분데스리가(DFL)는 오는 2019년 1월부터 3월까지 또 하나의 대회를 연다. 실제 축구경기가 아니라 미국 게임사 EA스포츠가 제작한 ‘피파(FIFA) 19’를 통한 ‘e스포츠’ 리그다. 각 프로축구 리그 사무국과 EA가 함께 여는 공식 대회로 상당한 규모의 상금이 붙고 현지 유명 스포츠 TV 채널을 통한 생중계 일정도 잡혀 있다. 리처드 마스터스 EPL 사무국 매니징디렉터는 “축구게임 피파 시리즈를 즐기는 사용자만 수백만 명에 달한다”면서 “e스포츠 리그를 통해 구단과 소통하며 앞으로 실제 경기를 관람하는 고객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외 유명 스포츠 구단과 기관이 e스포츠 시장에서 눈독을 들인 것은 스포츠게임뿐만이 아니다. 미국 미식축구 ‘내셔널풋볼리그(NFL)’의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구단주 로버트 크래프트는 지난해 7월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총싸움게임(FPS) ‘오버워치’ e스포츠 구단 ‘보스턴 업라이징’을 출범시켰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뉴욕 메츠 최고운영책임자(COO) 제프 윌폰도 오버워치 구단 ‘뉴욕 엑셀시어’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 프로농구(NBA)의 전설 샤킬 오닐은 북미 지역 e스포츠 프로팀 ‘NRG e스포츠’에 지난 2016년 일찌감치 투자해 대주주로 활동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2000년대 초반 ‘스타크래프트1’의 인기를 바탕으로 SK텔레콤(017670)KT(030200) 등이 e스포츠 구단을 인수한 뒤 명맥이 끊겼던 대기업 투자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한화생명(088350)은 올해 4월 국내 금융기업 최초로 e스포츠 구단을 설립했다. 한화생명의 리그오브레전드(LoL·롤)팀 ‘HLE’는 다음달 6일부터 베트남 현지에서 직접 대회도 열 예정이다. 또한 ‘OGN 엔투스’라는 명칭의 ‘배틀그라운드’ 게임단을 운영하는 CJ ENM(035760)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3,252㎡(약 984평) 규모의 e스포츠 전용 경기장을 구축해 다음달 개관한다. 이는 미국 서부에서 가장 큰 e스포츠 경기장으로 관객 500명과 선수 100명을 각각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이 경기장에서는 블루홀의 자회사 ‘펍지’가 주최하는 배틀그라운드의 글로벌 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e스포츠 시장은 기관이나 기업뿐 아니라 ‘유명인(셀러브리티)’의 사업영역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 출신이자 EPL 구단 아스널 소속의 미드필더 ‘메수트 외질’이다. 외질은 자신의 이름과 등 번호를 딴 ‘M10’이라는 e스포츠 구단을 세워 전 세계 피파 대회에 내보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국내에서도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이 최근 ‘피파 온라인4’ 프로게임단 ‘문성파크 레인저스’를 공식 발족했다. 이탈리아 출신 방송인 알베르토 몬디와 래퍼 ‘면도’ 등이 팀에 합류해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국내외에서 e스포츠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는 것은 미래 소비층인 10~20대의 관심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포브스는 올해 글로벌 e스포츠 시장 규모가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에서 2021년 16억5,000만달러(약 1조9,000억원)로 성장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특히 시장조사기관 ‘뉴주’에 따르면 글로벌 e스포츠 시청자 수는 올해 3억8,0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리그오브레전드의 세계 대회인 ‘롤드컵’의 2016년 결승전 당시 동시 시청자 수는 4,300만명을 기록해 같은 해 MLB 7차전(4,000만명)의 기록을 뛰어넘었다. 주요 시청 연령대는 역시 10~20대였다.

높은 연령대의 e스포츠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 기존 스포츠 구단이 활용했던 사업방식인 ‘지역연고제’를 도입한 곳도 있다. 블리자드는 지난해부터 자사 게임 오버워치 리그를 북미 지역 11개 도시에 연고를 둔 12개 팀으로 운영하고 있다. 내년 대회부터는 중국 광저우를 연고로 한 e스포츠 팀도 참여할 예정이다. 블리자드의 한 관계자는 “팀과 선수들이 오랫동안 활동하고 젊은 세대가 시간이 지나도 계속 즐길 수 있도록 지역연고제를 기반으로 한 리그를 기획했다”면서 “앞으로 더 많은 지역의 팀을 추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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