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기 업계가 아티스트와의 컬래버래이션 작업을 부쩍 늘리고 있다. 최근 소비자들이 수입 고급 식기로 이탈하는 데 따른 대응책이다. 기존의 올드하거나 저렴한 이미지를 개선해 젊은 층을 사로잡기 위한 의도로도 풀이된다.
28일 식기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디너웨어 브랜드 코렐은 화가 에바 알머슨과 함께한 아트 컬래버 제품을 12월 선보일 예정이다. 알머슨은 사랑이 넘치는 화풍으로 한국에서 특히 더 사랑받고 있는 스페인 작가다. 일상 속 사소한 행복을 담은 모습을 순박하고 컬러풀하게 그려내는 화가로 잘 알려져 있다.
코렐의 이번 협업은 오는 12월부터 내년 3월 말까지 서울 한가람미술관에서 진행되는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 전시에 맞춰 진행된다. 코렐은 그간 스누피와 무민 등 인기 캐릭터와의 컬래버레이선한 제품을 내놓은 적은 있지만 아티스트와의 협업 제품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렐 관계자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예술 작품이 일상생활에 사용되는 테이블 웨어를 통해 친숙하게 전달되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고자 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아트 컬래버를 통해 소비자 접점을 늘리고 자유롭게 제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등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광주요는 지난 3일부터 서울 잠실 롯데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는 ‘케니 샤프, 슈퍼팝 유니버스’ 전시에서 ‘아트 플레이트’를 판매하고 있다. 팝아트의 거장으로 불리는 샤프는 공상과학(SF) 만화 캐릭터와 사회적 메시지를 결합한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펼치며 미국 현대미술사에 한 획을 그었다. 광주요는 지난해와 올해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와 조각가 알베르트 자코메티의 한국특별전에 맞춰 컬래버를 진행했으며 이들의 유명 작품이 그려진 머그컵과 접시, 커피잔 세트, 원형 접시 등을 판매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식기 업계의 이 같은 행보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개선함과 동시에 새로운 고객층에 어필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집밥 등이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식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커졌지만 이 관심이 주로 값비싼 수입 식기로 쏠리면서 중저가 브랜드나 국내 식기는 외면받고 있다. 특히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가 등장한 이후 20~30대가 명품 식기의 주 소비층으로 떠올랐는데 이들에게 코렐은 ‘엄마들’이 쓰는 중저가 브랜드로 인식돼 있고 고급 브랜드 광주요는 아직 젊은 층 인지도가 낮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고급 수입 식기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국내 식기와 물론 중저가 제품 전반의 매출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라며 “아트 컬래버레이션 제품의 경우 수량이 많지 않아 당장의 매출 증대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미지 개선 효과가 클 수 있어 기업들이 뛰어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