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나" 방북 기업총수 면박 준 리선권

3차회담때 소극적 경협 불만 표시

우리 정부 저자세 도마에 오를 듯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지난 9월 3차 남북정상회담 때 특별수행원으로 평양을 찾은 기업 총수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니까’라는 핀잔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경협 ‘속도전’을 요구하는 북한과 대북제재를 의식하는 우리 기업인들의 온도 차가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 측 수행원이 북한에서 면박을 당한 것에 대해 ‘저자세 외교’ 논란도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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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2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에게 “(평양 남북정상회담) 옥류관 행사에서 대기업 총수들이 냉면을 먹는 자리에 리선권이 불쑥 나타나 정색하면서 ‘아니,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니까’라고 했다. 보고받았느냐”라고 질의했다. 이날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조 장관은 “비슷한 얘기를 들었다”면서 “(리 위원장이) 불쑥 온 것은 아니고 그 자리에 있었다”고 답했다. 정 의원은 이어 “리 위원장이 총수들에게 왜 그런 핀잔을 준 것이냐”고 물었고 조 장관은 “북측에서는 남북관계가 속도를 냈으면 하는 게 있다”고 답했다. 리 위원장은 당시 방북한 기업 총수들이 경제인 간담회, 양묘장 방문 등의 행사에서 남북경협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자 역정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정 의원은 “경제인들이 경제협력 얘기도 하고 그런 걸 기대한 것 아니냐. 그렇게 추정하느냐”라고 물었고 조 장관은 “그렇다”고 답했다. 정 의원은 “총수들이 가서 경협 얘기할 처지가 아니지 않으냐. 면박을 주는 것이 의도적인 게 아니겠느냐”라며 “우리가 일방적으로 당하는 것 같다. 국민의 자존심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박우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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