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은 이날 전원합의체 판결 직후 “판결문을 면밀히 분석해 후속 조치를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날 현재 전국 검찰청에서 수사 중인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22명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그동안 병무청이 고발한 입영·집총 거부자들을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 조항이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는 지난 6월 말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에는 처분을 보류해왔다.
검찰은 대법원 판결에 비춰 피고발인들의 병역거부 사유가 정당할 경우 재판에 넘기지 않고 무혐의 처분할 것으로 보인다. 병무청에 따르면 2000년대 이후 병역거부자 1만511명 가운데 여호와의 증인이나 불교 등 종교적 사유가 아닌 ‘신념’에 따라 입영·집총을 거부한 사람은 66명에 달한다.
한편,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날 양심적 병역거부가 병역법상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례를 변경하면서도 개별 사건에 대한 1차 판단은 검찰에 맡겼다.
대법원은 “양심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한 것이라는 사실의 존재를 수긍할 만한 소명자료를 제시하면, 검사는 제시된 자료의 신빙성을 탄핵하는 방법으로 진정한 양심의 부존재를 증명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모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년6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창원지방법원 합의부로 돌려보냈다.
지난 2004년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유죄판단을 내린 지 14년 만에 판례가 뒤바뀌게 됐다.
2004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종교적·개인적 신념을 이유로 한 병역거부자에 대해 유죄판결을 내리면서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다. 이후 14년간 법원에서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징역 1년6월형이 선고돼 왔다.
앞서 오씨는 2013년 7월 육군 현역병 입영 통지서를 받고도 입영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고 대법원에 항소했다.
/김주원 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