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대만에서 발생한 최악의 열차 탈선사고를 일으킨 일본이 제작한 차량에 설계 착오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사고 철도차량 제작업체인 일본차량제조사는 열차 기관사가 안전장치를 끄면 장치를 끈 사실이 열차운행 관리 담당자에게 자동으로 전달돼야 하는데 설계담당자의 잘못으로 장치를 끈 사실이 운행관리실에 전달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21일 오후 대만 동부 이란에서 여객 열차가 탈선해 22명이 숨지고 200명 이상이 다치는 대만 사상 최악의 열차사고가 발생했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사고 이틀 후인 지난달 23일 열차운행사인 대만철도로부터 차량 안전장치인 ‘자동열차방호장치’를 끌 경우 자동으로 운행관리실에 통보가 가도록 돼 있는 기능에 대해 조사해 달라는 요청이 제작사에 왔다.
일본차량제조에 따르면 이 장치는 원래 작동하지 않으면 열차에서 운행관리 부문에 자동으로 연락이 가도록 돼 있다.
하지만 대만 당국의 사고원인 조사에서는 사고가 나기 30분 정도 전에 안전장치가 꺼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사도 당국 조사에서 사고가 나기 전에 해당 장치를 끈 사실을 시인했다.
제작사의 자체 조사 결과 설계담당자의 실수로 배선접속이 설계도와 일부 달라져 이 자동통보기능이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차량을 운전한 기관사는 운행관리실의 동의를 받고 장치를 껐다고 진술했으나 대만철도 측은 “(끈다는) 보고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만 행정원 조사팀은 무선기록 등 관리실과 기관사의 통화내역 조사를 통해 사고 발생 3분 전에 관리실 담당자가 장치가 꺼진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설계 착오가 없었다면 장치가 꺼진 사실을 더 빨리 파악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본차량제조 홍보실 측은 “사고원인 조사가 진행중이어서 (설계착오가) 사고에 관련 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다”며 다만 “원인을 규명해 재발방지에 힘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