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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프랑스 싱어송라이터 브루니 내한 공연

특유 미성·풍부한 표정

3,500여명 관객 홀렸다

사르코지 전 佛 대통령 부인이자

'스탠드 바이…' 리메이크로 유명

무대 내려와 기타 치며 팬과 소통

별도 안내 없이 공연 지연은 아쉬움

싱어송라이터 카를라 브루니가 2일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첫 내한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드림메이커스싱어송라이터 카를라 브루니가 2일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첫 내한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드림메이커스



프랑스 모델 겸 싱어송라이터인 카를라 브루니(Carla Bruni·51)가 특유의 달콤하고 매력적인 목소리로 서울 가을밤을 촉촉하게 적셨다. 우리에게는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으로 익숙한 브루니는 지난 5월 종방한 JTBC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OST에 그가 리메이크가 한 ‘스탠드 바이 유어 맨(Stand by your man)’이 쓰이면서 한국에서 더 많은 사랑을 받았다.

2일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첫 내한공연에서 브루니는 “프랑스에 돌아가고 싶지 않다. 여러분이 정말 따뜻하고 친절해서 계속 머물고만 싶다”며 한국 팬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본래 오후 8시 시작 예정이던 공연은 특별한 안내 없이 26분 늦게 시작돼 관객들의 불만도 나왔지만, 자연스레 빗은 머리, 똑 떨어지는 검은 재킷, 가죽 바지의 ‘프렌치 시크’ 패션으로 무대에 오른 브루니는 90분간 관객들을 매혹시켰다. 화려한 고음이나 기교를 부리는 곡들은 아니었다. 하지만 브루니 특유의 미성과 풍부한 표정, 매력적인 무대 매너는 객석을 채운 3,500여 명의 관객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이탈리아 토리노 출신으로 7세 때 프랑스로 이주한 그는 스무살에 게스 청바지 모델로 데뷔했다. 모델 커리어 정점에 섰을 때 노래를 시작했고, 2003년 발매한 데뷔 앨범 ‘누군가 내게 말하길’은 유럽에서 200만 장 넘게 팔렸다. 브루니는 롤링스톤스의 리드싱어 믹 재거,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턴 등과 염문을 뿌리다가 2008년 현직 대통령이던 사르코지와 결혼한 뒤로도 꾸준히 음악 활동을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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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송라이터 카를라 브루니가 2일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첫 내한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드림메이커스싱어송라이터 카를라 브루니가 2일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첫 내한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드림메이커스


브루니는 공연 전반부에는 르 슈망(Le Chemin)을 시작으로 크레이지(Crazy), 지미 재즈(Jimmy Jazz), 문 리버(Moon river) 등을 소화했다. 경쾌한 ’지미 재즈‘를 부를 땐 “이 노래엔 맥주가 필요할 텐데”라며 개구쟁이처럼 웃었고, 매혹적인 ‘타 티엔느(Ta tienne)’에서는 관능적인 춤을 췄다. 돌체 프란시아(Dolce Francia)는 모국어인 이탈리아어로 노래하기도 했다. 공연 후반부에는 반짝이 재킷을 갈아입고 나온 뒤 “아바(ABBA)의 ‘더 위너 테이크스 잇 올(The winner takes it all)’을 불러야 하니까 옷에 반짝이를 좀 달아봤다”고 재치 있게 말했다. 무대에서 내려와 팬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거나 직접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유머와 편안함으로 객석을 쥐락펴락한 그는 “여러분 정말 멋져요. 난 오늘 서울 호텔 방에 혼자 있을 텐데 여러분을 그리워할 거예요”라며 ‘미스 유(Miss you)’ 속 가사로 감사를 전했다. 이어 “멋진 관객과 함께해 영광이었다”며 미공개곡 ‘가르송 트리스테’(Un garcon triste) 등 앙코르곡들을 감미롭게 선사했다.

다만 진행은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공연은 SM엔터테인먼트 산하 드림메이커엔터테인먼트가 주최·주관하는 ‘더 드림 프로젝트’ 내한공연 시리즈의 첫 시작이었다. 하지만 충분한 안내없이 공연이 늦게 시작됐고 공연 시작 30분이 지나서까지 일부 관객이 자기 자리를 찾느라 어수선함이 이어졌다.

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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