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086790)가 최근 견조한 실적으로 지난 2015년 하나·외환은행 통합 이후 시너지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IT 기업인 오라클과 협업해 클라우드 기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본격적인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국공립 어린이집 건립 등을 통해 사회공헌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올해 3·4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동기대비 15.6% 오른 5,894억원을 거뒀다. 누적 연결당기순이익은 1조8,921억원을 기록해 분기 누적으로 2005년 12월 지주사 설립 이래 사상 최대 규모다. 하나금융의 3·4분기 순이자마진(NIM)은 1.96%로 2·4분기 대비 3bp(0.03%) 축소됐지만 이자이익(4조1,691억원)과 수수료이익(1조7,330억원)을 합한 그룹의 3·4분기 누적 핵심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12.5%(6,565억원) 증가했다. 누적 연결당기순이익으로 따지면 올해 상반기(1조3,038억원)에 이어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하는 중이다.
최근 주가 흐름은 실적 대비 부진하다. 지난달 큰 폭의 증시 하락 영향에, 미국과의 기준금리 역전에도 한국은행이 의지를 피력하고는 있으나 경기 상황 등의 원인으로 섣불리 금리 인상에 나서지 못하는 점 등이 작용하고 있다. 강혜승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이익 창출력, 자산 건전성과 자본 적정성 등 펀더멘털의 뚜렷한 개선세를 시현하고 있는데 반해 주가의 하락이 과도하다”고 분석했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 역시 “국내도 결국 금리 인상 기조로 돌아설 전망인 만큼 주가도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하나금융지주의 비은행 강화 전략이 주가에 중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유승창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신한지주가 오렌지라이프(구 ING생명)를 인수하는 등 경쟁사들이 비은행 부문 강화에 나선 만큼 하나금융지주도 관련 전략 수립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핀테크로 대변되는 금융권의 혁신 분위기 속에 하나금융지주는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월 오라클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 ‘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GLN)’를 구축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GLN이 완성되면 세계 금융기관과 유통회사, 포인트 사업자의 디지털 플랫폼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해 포인트와 마일리지 등 디지털 자산을 자유롭게 교환하고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국내에서 모은 포인트를 미국의 친구에게 달러로 환전해 송금하고, 태국의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는데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미 ‘GLN 쿠폰몰’이 운영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11개국 36개 회사와 함께 1차 GLN 컨소시엄 행사를 진행해 일부 회사와는 이미 계약을 완료했고 다른 일부와는 세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저출산·고령화 등 사회문제 해결을 돕는 사회 공헌 활동에도 나섰다. 2020년까지 국공립어린이집 90개와 직장어린이집 10개 등 총 100개의 어린이집 건립을 추진한다. 국공립어린이집 90곳은 민자 유치 방식으로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의를 통해 건립되며, 직장어린이집 10곳은 그룹의 자체적인 수요 조사를 통해 설립·운영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신설 어린이집의 경우 국가 균형발전 계획을 고려해 비수도권 지역 위주가 될 것”이라며 “지역 균형발전과 중소기업 임직원, 지역주민에 대한 양질의 보육 환경 제공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또 저출산 고령사회위원회, 보건복지부 및 지자체 등 정부부처와 협력해 향후 매년 1~2회 공모를 거쳐 국공립어린이집 지원 대상을 선정하고, 고용노동부·근로복지공단과 협력해 중소기업 대상 ‘상생형 공동 직장어린이집’ 건립을 추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