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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빠진 자리, 구자철·이청용이 채운다

17일 호주·20일 우즈베크전 출격할 '벤투호 3기' 발표

기성용·손흥민 "소속팀 전념" 제외

재기 조짐보이는 두 선수 첫 발탁

풀백에 이유현·공격수 나상호 등

새 얼굴 대거 뽑으며 '파격 실험'

벤투호 3기에 발탁된 독일파 구자철(왼쪽)과 이청용. /연합뉴스벤투호 3기에 발탁된 독일파 구자철(왼쪽)과 이청용. /연합뉴스



취임 후 네 경기를 홈에서만 치렀던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축구 대표팀 감독이 첫 원정을 앞두고 ‘변화’를 키워드로 내세웠다.

벤투 감독은 이달 호주 원정 2연전에 나설 26명의 대표팀 명단을 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발표했다. 최근 ‘장현수 사태’ 등으로 인해 불가피한 변화에 직면한 벤투 감독은 이참에 다른 포지션에도 새 얼굴들을 대거 선발하며 실험을 예고했다.


2018러시아월드컵 주전 멤버이자 벤투호에서도 핵심 수비수 역할을 해온 장현수(FC도쿄)는 최근 병역특례 봉사활동 서류를 조작한 사실이 들통 나 지난 1일 국가대표 자격을 영구 박탈당했다. 벤투 감독은 장현수 대체자로 권경원(톈진 취안젠)을 불러들였다. 러시아월드컵 예비 명단에 뽑혔으나 최종 명단에는 들지 못했던 권경원은 5개월여 만에 태극마크를 되찾았다. 권경원은 장현수처럼 미드필더 포지션이 가능한 멀티 플레이어다. 벤투 감독은 스물한 살 수비수 이유현(전남)도 소집했다. 생애 첫 성인 대표팀 발탁이다. 벤투 감독은 “지난해 20세 이하(U-20) 월드컵을 보면서 이유현을 알게 됐다. 소속팀에서는 오른쪽 윙으로 활약했는데 대표팀에서는 오른쪽 풀백으로 실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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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국내 평가전 멤버 가운데 장현수·손흥민(토트넘)·기성용(뉴캐슬)·이승우(엘라스 베로나)·이재성(홀슈타인 킬)이 빠지고 김정민(리퍼링)·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청용(보훔)·나상호(광주) 등 여섯 명이 새로 들어왔다. 이유현처럼 미드필더 김정민, 공격수 나상호도 첫 성인 대표팀 승선이다. 손흥민은 8월 아시안게임 차출을 허락받으며 11월에는 소속팀에 전념할 것을 약속한 터라 애초에 뽑을 수 없었다. 4일 시즌 첫 도움을 올리며 소속팀에서 이제 막 존재감을 펼치기 시작한 기성용은 배려 차원에서 부르지 않았다. 이승우는 현재로서는 같은 포지션에 더 요긴한 선수가 있다는 게 벤투 감독의 생각이며 이재성은 부상에서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제외했다.

파울루 벤투 축구 대표팀 감독이 지난 5일 호주 원정 명단을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파울루 벤투 축구 대표팀 감독이 지난 5일 호주 원정 명단을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경기들과 가장 크게 다른 것은 기성용이 ‘있고 없고’다. A매치 108경기(10골) 출전의 기성용은 공수의 연결고리로서 그라운드 밖에서도 대표팀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이번 대표팀 제외는 기성용의 은퇴 이후를 준비하는 작업으로도 비칠 수 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기성용의 제외는 전략적 판단이다. 기성용이 요청하기도 했고 이 선수가 빠졌을 때 우리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확인할 것”이라면서 “어떤 선수와도 대표팀 은퇴를 두고 공감대가 형성된 것은 없다. (내년 1월) 아시안컵과 이후 월드컵 예선 등의 과정에서 도움이 되는 선수는 계속 우리 팀에 포함할 것이며 기성용은 우리 팀의 중요한 일원”이라고 못 박았다.

이번 2연전에서는 자연스럽게 이청용과 구자철의 역할에 눈길이 쏠린다. 이청용은 벤투호 첫 승선이고 구자철도 첫 합류나 마찬가지다. 2기 명단에 들었다가 급성신우염으로 빠졌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올 시즌 독일 2부리그로 옮긴 이청용은 지난달 30일 ‘도움 해트트릭’에 이어 3일 또 도움을 올리는 등 두 경기 연속 어시스트로 완연한 재기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구자철 역시 신우염 회복 후 소속팀의 경기에 꾸준히 기용되고 있다. 둘 다 A매치 70경기 이상의 풍부한 경험을 가진 만큼 그라운드 안팎에서 기성용의 공백을 메울 적임자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오는 12일 호주 브리즈번으로 출국하는 대표팀은 현지에서 17일 호주, 20일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을 치른다. 벤투호는 9월 출범 후 A매치 2승2무의 성적을 내고 있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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