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시대의 아이콘, 영원한 작별

故신성일 영결식…엄앵란 "울면서 보내고 싶진 않아"

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된 배우 신성일의 영결식에서 유가족과 장례위원들이 영정을 모시고 있다. /연합뉴스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된 배우 신성일의 영결식에서 유가족과 장례위원들이 영정을 모시고 있다. /연합뉴스



고아 출신에 조직의 하수인 노릇이나 하며 세월을 보내다 상류층 여대생을 만나 사랑에 빠진 깡패 조두수(맨발의 청춘)에서 광복 직후 어린 시절 황해도에서 나눈 한 여인과의 사랑을 평생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동진(길소뜸)까지 반세기 동안 은막을 빛낸 ‘영원한 스타’ 신성일(본명 강신성일)이 그의 대표작들과 함께 세상에 영원한 작별을 고했다.

고(故) 신성일의 부인 엄앵란이 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된 영결식에 참석하기 위해 유가족의 부축을 받으며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고(故) 신성일의 부인 엄앵란이 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된 영결식에 참석하기 위해 유가족의 부축을 받으며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6일 오전10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거행된 고(故) 신성일의 영결식은 그의 대표작을 망라한 추모 영상 상영으로 시작됐다. ‘맨발의 청춘’ ‘초우’ ‘안개’ ‘별들의 고향’ ‘길소뜸’ 등 스크린 속 고인의 모습은 뚜렷한 이목구비에 반항아 이미지를 탑재한 시대의 아이콘 자체였다.

영결식에는 부인 엄앵란을 비롯한 유가족과 원로배우 신영균,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이장호 감독, 오석근 영화진흥위원장, 배우 이덕화·독고영재·안성기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공동장례위원장을 맡은 지상학 한국영화인총연합회장은 조사에서 “선배님처럼 시대의 아이콘으로 불린 대스타는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며 “만인의 연인으로 살아보셨으니 이 세상에 대한 미련은 버려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지 회장은 또 “하늘의 별이 되셨으니 사랑하는 지상의 가족을 잘 보살피고 우리 영화의 앞날을 잘 밝혀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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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위원장은 추도사에서 “선생님은 정말 많은 추억을 주고 우리 곁을 떠났다”며 “500편이 넘는 수많은 영화로 사람들의 가슴에 가장 아름다운 별이 됐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유가족의 부축을 받으며 영결식장에 들어선 엄앵란은 유가족을 대표해 조문객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울면서 보내고 싶지는 않다. 울면 망자가 걸음을 못 걷는다더라”며 “신성일이 다시 태어나 산다면 선녀같이 동경하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추도사 후 분향과 헌화가 이어졌다. 엄앵란이 먼저 담담히 자리에서 일어나 고인 앞에 국화 한 송이를 바쳤고 조문객들이 뒤를 따랐다. 영결식을 마친 후 유가족은 고인을 서울추모공원으로 옮겨 화장했다. 한국 영화 반세기의 증인이 안치된 곳은 경북 영천의 선영이다.


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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