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은 6일(현지시간) 미국 걸스카우트가 맨해튼 연방법원에 미국 보이스카우트를 상대로 상표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5월 보이스카우트가 내년 2월부터 단체명을 ‘스카우트BSA’로 바꾸기로 하고 성별에 상관없이 청소년 가입을 허용하기로 한 것이 이번 소송으로 이어졌다. 현재 보이스카우트에는 11~17세 남자 청소년만 가입이 허용된다. 걸스카우트는 소장에서 “우리가 ‘스카우트’와 ‘스카우팅’ 용어를 사용할 권리가 있다는 것은 널리 인지된 사실”이라면서 “보이스카우트는 두 단체를 구별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단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보이스카우트 측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단체는 “우리는 미 걸스카우트를 포함해 청소년 리더십을 함양하는 모든 단체를 존중한다”면서 “두 단체 모두 지역사회의 청소년을 위해 봉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
■청소년 단체 간 소송전 왜?
두 청소년 단체가 법정 공방까지 벌이게 된 것은 보이스카우트가 스카우트로 명칭을 바꿀 경우 걸스카우트가 예속 단체처럼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걸스카우트는 이번 소송과 관련해 “보이스카우트의 결정이 우리들을 뒤처지게 할 뿐만 아니라 브랜드의 핵심적인 정체성을 침해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근 전 세계를 휩쓴 ‘미투’ 열풍에 더해 이날 미 중간선거에서도 남녀 성 대결이 펼쳐진 가운데 청소년 단체 사이에도 미묘한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양측 모두 가입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 갈등을 증폭시켰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가뜩이나 가입자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상대 단체에 가입자를 빼앗길 상황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현재 미 보이스카우트 회원 수는 228만명으로 2000년 이후 3분의1 정도 줄었으며 미 걸스카우트 회원 수는 200만명으로 보이스카우트와 비슷하다.
보이스카우트는 1907년, 걸스카우트는 1910년 각각 영국에 세워진 이래 세계 각지로 확산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