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접었다 펴는' 폴더블폰 디스플레이·UI 최초 공개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 10주년인 내년에 새롭게 출시할 폴더블폰(접었다 펴는 폰)의 디스플레이와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미래를 만나는 곳(Where Now Meets Next)’이라는 주제로 제5회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를 개최했다. 이번 콘퍼런스는 8일까지 열리며, 전 세계 개발자·서비스 파트너 등 5,000여명이 참석해 폴더블폰, AI 플랫폼 빅스비 등 삼성전자의 향후 사업 아이템들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IM부문장 고동진 사장은 기조연설에서 “삼성전자는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발전을 주도하고 있다”며 “모바일 생태계에서도 전 세계 개발자들과 함께 새로운 플랫폼을 기반으로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날 콘퍼런스 기조연설을 통해 폴더블폰의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를 선보이고 수개월 내로 양산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함께 기조연설에 진행한 저스틴 데니슨 삼성전자 미국법인 상무는 직접 재킷 안주머니에서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꺼내 직접 접었다 펴 보이기도 했다. 이날 공개된 디스플레이는 안으로 접히는 인폴딩 방식이며 펼쳤을 때 7.3인치, 접었을 때는 주머니에 들어갈 정도의 크기로, 접었을 때는 바깥면에 작은 디스플레이가 따로 달렸다.

다만 폴더블폰 시제품이 아닌 디스플레이만 이날 공개됐으며, 작동 시연은 없었지만 삼성전자는 소개 영상을 통해 폴더블폰이 강력한 멀티태스킹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작은 디스플레이에서 쓰던 애플리케이션을 펼쳤을 때 더 커진 디스플레이로 자연스럽게 이어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강조했다. 또한 큰 디스플레이에서는 인터넷 브라우징, 멀티미디어, 메시지 등 3개의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사용할 수도 있다. 왼쪽 전체 화면에 앱 하나, 오른쪽 화면을 세로로 분할해서 앱 하나가 동작하는 방식이다. 데니슨 상무는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를 개발하기 위해 커버 글라스를 대신할 새로운 소재, 수십 만번 접었다 펼쳐도 견디는 새로운 형태의 접착제를 개발했다”며 “접었을 때도 슬림한 두께를 유지하기 위해 AMOLED(아몰레드) 디스플레이 자체의 두께도 획기적으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폼팩터 출시 전 매칭되는 서비스를 만들 개발자를 위해 차세대 모바일 사용자를 위한 ‘원 UI(One UI)’도 공개했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원 UI는 기존 스마트폰과 폴더블폰 경험을 아우르는 ‘연결고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 UI는 사용자가 스마트폰 화면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를 최소화하고 직관적인 경험을 제공하도록 설계됐는데, 특히 아이콘을 간결하게 정돈함으로써 화면 배치에서 가독성, 접근성을 향상했다. 또한 스마트폰 크기가 커져 한 손 조작이 불편해진 것을 감안해 스마트폰 상단은 ‘보는 구간’, 하단은 ‘터치 구간’으로 설정됐다. 원 UI는 내년 1월 제공될 정식 서비스에 앞서 이달 한국, 미국 등에서 갤럭시S9 시리즈, 갤럭시노트9을 대상으로 안드로이드 9.0 파이 베타 서비스와 함께 소개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기존 한국어, 영어(미국), 중국어에 이어 곧 영어(영국),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로 빅스비 지원 언어를 확대한다고도 밝혔다. 삼성전자는 자사 IoT 플랫폼인 ‘스마트싱스’ 개발자를 위한 업그레이드된 개발도구 ‘스마트싱스 개발자 워크스페이스’와 ‘워크 위드 스마트싱스’ 인증 프로그램도 함께 공개했다. 스마트싱스 개발자 워크스페이스는 기존 클라우드에 연동된 기기를 모든 스마트싱스 사용자·서비스·자동차 등에 연동할 수 있는 스마트싱스 클라우드 커넥터, 스마트싱스 클라우드와 직접 연동되는 신규 기기 개발에 필요한 스마트싱스 기기 키트, 지그비·Z-웨이브 기기와 연동 가능한 스마트싱스 허브 커넥터로 구성됐다. ‘워크 위드 스마트싱스’는 개발자가 더 많은 사용자에게 제품과 서비스를 간편하고 안전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으로, 스마트싱스 사용자는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으로 언제 어디서나 사물인터넷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스마트싱스, 아틱, 삼성 커넥트 등 전사의 모든 IoT 플랫폼과 서비스들을 ‘스마트싱스’로 통합한 바 있다. 한편 세부 사양과 출시 일정 등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됐던 AI 스피커 ‘갤럭시홈’은 이미 알려진 기능만 소개됐고 특별한 발표 없이 행사장에 전시됐다.

이날 기조연설에는 구글 안드로이드 UX 담당인 글렌 머피도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구글과 협력해 폴더블폰 OS(운영체제)를 개발 중으로, 테스트 도구 제공을 통해 개발자들이 초기부터 폴더블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빅스비 개발 통합 도구인 ‘빅스비 개발자 스튜디오’ 출시를 통해 빅스비 생태계 확대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빅스비 개발자 스튜디오가 제공하는 빅스비 소프트웨어 개발키트(SDK)와 통합 개발 환경을 통해 누구나 ‘빅스비 캡슐’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빅스비 캡슐은 빅스비 사용에 필요한 기능이나 서비스가 통합돼 동작하는 단위를 지칭한다. 이는 아마존 알렉사의 ‘스킬’과 같은 개념으로, 사용자들은 ‘빅스비 마켓플레이스’(Bixby Marketplace)를 통해 사용할 수 있다. 개발자들은 빅스비 캡슐을 통해 스마트폰, 스마트TV, 냉장고 등 삼성전자 제품에 빅스비 기반의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을 쉽게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담 샤이어 비브랩스 CTO(최고기술책임자)는 이날 빅스비 캡슐을 소개하며 셔츠에 테이프를 붙이고 이 테이프가 넥타이로 변하는 ‘마술’을 선보여 참석자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그는 이어 개발자들의 참여를 통해 빅스비를 진정한 인텔리전트 플랫폼으로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진표 인턴기자 jproh9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