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신도시 '보도블록' 뒷거래]브로커들 수도권서 전방위 로비...LH 과장 2명 구속

검찰, 신병 확보한 브로커만 6명

업체들서 수억받아 LH에 돈 건네

공사지역 양주·별내 등 광범위

0915A28 보도블록 수정



검찰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브로커 사이의 신도시 보도블록 공사 수주 비리 의혹을 겨냥해 수사를 확대하면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번 수사가 앞으로 대규모 ‘보도블록 게이트’로 번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신병을 확보한 브로커가 6명에 달하는데다 이들이 보도블록 업체로부터 받은 로비자금도 수억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로비 대상으로 꼽힌 공사 지역도 양주신도시, 남양주 별내지구, 영종하늘도시 등으로 규모가 넓다. 그만큼 LH를 상대로 한 브로커의 로비가 광범위하게 이뤄졌을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검 형사5부가 경기도 신도시 보도블록 공사 수주 비리 의혹을 수사하면서 구속한 이는 총 8명에 달한다. LH 현직 과장인 A씨와 B씨는 보도블록 공사를 특정 기업이 수주하도록 도와주는 대가로 지난 2012년부터 최근까지 브로커로부터 수천만원의 금품·향응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6명의 브로커는 “보도블록 공사를 수주하게 해주겠다”며 업체로부터 거액을 받아 LH 직원을 상대로 로비 활동을 벌이다 구속됐다. 이들이 업체로부터 받은 금액은 최소 8,000만원에서 최고 3억8,000만원으로 로비자금만 8억~9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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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수사 방향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법조계 안팎에서는 앞으로 수사 범위가 한층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검찰이 그동안 6명의 브로커를 구속했으나 이들은 아직 로비 경로, 방식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진술을 내놓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 브로커 가운데 일부 진술을 토대로 A씨와 B씨를 구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만큼 브로커들이 앞으로 ‘입’을 얼마나 열지가 수사의 성공 여부를 좌우할 열쇠로 작용할 수 있다.

또 앞서 구속된 A씨와 B씨가 진술 한 데 따라서도 수사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 검찰도 브로커 수와 로비 금액이 많고 로비 대상 공사 지역도 양주 신도시, 남양주 별내지구, 영종하늘도시 등 3개 신도시로 광범위하다는 점에서 LH 쪽으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브로커들이 보도블록 업체로부터 받은 자금과 현재 드러난 금품·향응 등 로비 금액이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브로커들이 수억원의 거액을 업체로부터 이른바 ‘로비자금’으로 받고도 실제 LH 과장 2명에게는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향응만 제공했다는 점에서 또 다른 부적절한 거래가 있었는지 살펴볼 계획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건설 업계 내에서는 LH 내에 이른바 ‘상납’ 구조가 만연하다는 이야기가 자주 언급됐다”며 “단순히 중간 간부들의 일탈이나 위법행위로 볼 수도 있으나 3개 신도시 등 광범위한 지역이 로비 대상이 됐고 브로커들이 받은 금액 규모가 수억원대로 상당하다는 측면에서 또 다른 부적절한 거래가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보도블록 공사의 경우 대부분 차지하는 비용이 인건비라 이익률이 높다”며 “해당 의혹에 LH 내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연루된 정황이 확인될 경우 사건이 일파만파로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현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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