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북부 뷰트카운티에 번진 대형산불로 주민 최소 9명이 사망했다고 현지 소방당국과 경찰이 9일(현지시간) 밝혔다.
현재 캘리포니아 북부와 남부에 대형산불 3개가 동시에 발화한 가운데, 비상사태가 선포된 캘리포니아 북부에는 연락 두절 상태의 실종자도 35명에 달해 인명 피해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 언론과 소방당국은 강제 또는 자발적 대피령이 내려진 주민 수가 총 15만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AP·CNN 등 외신과 현지 매체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에서 북동쪽으로 290㎞ 떨어진 뷰트카운티에서 전날 오후 발화한 대형산불 ‘캠프파이어’는 카운티 내 파라다이스 마을을 통째로 집어삼켰다. 가옥 6천700여 채가 불에 타고 전체 주민 2만6천여 명이 대피했다.‘
뷰트카운티에서만 사망자 9명이 나왔다. 숨진 주민 9명 중 5명은 불길에 휩싸여 전소한 차량에서 발견됐고 3명은 집 밖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나머지 1명은 주택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경찰은 말했다. 경찰은 현재 연락이 두절돼 실종 상태인 주민이 35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소방관 3명이 부상했다. 전소된 가옥이 6천450여 채, 건물이 260동이라고 소방당국은 말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나파·소노마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 당시 전소한 가옥·건물 5천636채를 뛰어넘는 캘리포니아 화재 역사상 최대 피해라고 소방당국은 말했다. 현재 북 캘리포니아에서 산불이 뒤덮은 면적은 365㎢(9만 에이커)에 달한다고 소방당국은 전했다. 서울시 면적(605㎢)의 절반이 넘고 면적이고, 여의도 제방 안쪽 면적의 100배 이상이다.
9일 오후에는 캠프파이어가 인근 치코 지역으로도 번지고 있다. 주민 9만 명이 거주하는 치코 쪽으로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어 곧 주민들에게 추가로 대피령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총기 난사 사건으로 12명이 숨진 캘리포니아주 벤투라 카운티 사우전드 오크스 주변에서도 대형산불이 발화해 주민들을 위협하고 있다. 북 캘리포니아 산불이 발화한 지역에서는 남쪽으로 800㎞ 거리다. 전날 샌터로사밸리 서쪽에서 일어난 불(힐 파이어)은 밤새 거센 기세로 번졌다. 이 지역은 7일 밤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사우전드 오크스의 보더라인 그릴 & 바에서 불과 몇 마일 떨어진 곳이다. 강제 대피령은 웨스트레이크, 캘러버스, 치즈버러캐니언 등지로 확대됐다.
시미밸리에서 일어난 산불은 ’울시파이어‘로 명명됐는데 9일 오전까지 진화율이 0%에 그치고 있다. 불이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경계를 넘나들며 3만5천 에이커(약 140㎢)까지 번졌다. LA에서 서쪽으로 50㎞ 떨어진 소도시 말리부 전체 주민에게 강제 대피령이 내려졌다. 말리부와 인근 도시에서 강제 대피명령을 받은 집은 2만5천여 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말리부 시 당국은 “현재 산불이 통제 불능 상태에 있다. 모든 주민은 즉각 대피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