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글쓴이 색출" "자료는 1시간 안에"...서울시의회 '초선 갑질' 논란

초선 75%...첫 행정감사 의욕 넘쳐

시 주무관 "지나치다" 잇단 불만

초선 의원 "정당한 감사인데 억울"

서울시의회의 ‘갑질’을 꼬집는 서울시 내부 익명게시글 /변재현기자서울시의회의 ‘갑질’을 꼬집는 서울시 내부 익명게시글 /변재현기자



서울시의회의 시에 대한 행정감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의원갑질’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민선 7기 첫 행정감사에서 ‘시정을 견제하겠다’는 초선의원들의 의욕에 공무원들은 “지나치다”는 푸념을 공개적으로 터뜨리고 있다. 서울시의회의 경우 전체 의원 75%가 ‘초선’이라는 점에서 과도한 자료제출 등이 이어지자 공무원들의 쌓였던 불만이 터지는 모양새다.


11일 서울시와 시 의회에 따르면 ‘의원갑질’ 논란의 시작은 지난 6일 시 행정자치위원회 행정감사에서 불거졌다. 김상진 서울시 의원은 ‘시의원 중 최고와 최악을 뽑자’는 내용의 블라인드 앱 익명 게시글에 대해 “작성자를 추적해야 한다”고 시에 요구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공무원들 사이에서 “의원 자격도 없다” “시의회 갑질이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김 의원은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처음으로 당선된 초선의원이다. 김 의원은 “시의회가 시를 견제해야 하는데 시가 의회를 견제하는 게 말이 되냐는 생각에 익명 게시글을 올린 사람을 찾아달라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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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선 의원 갑질 논란’은 보건복지위원회에서도 불거진 바 있다. 시 의회가 ‘출근 1시간 이내 자료를 풀어서 제출하라’고 시에 요청하자 공무원 노조가 신원철 시의회 의장실을 방문해 ‘갑질 요구 근절’을 요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시 주무관들은 “초선 의원들의 의욕이 지나쳐 갑질 논란이 난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서울시의회 의원 110명 중 초선 의원은 82명에 달한다. 초선의원들은 첫 행정감사에 대한 의욕으로 방대한 분량의 행정자료를 요청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시에서는 “국정감사 보다 힘든 게 행정감사”라는 말이 돌고 있다.

의원들 사이에서는 ‘시 차원의 의원 길들이기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5일 행자위는 인재개발원의 부실한 자료 제출을 문제 삼아 행정감사를 일시중지하기도 했다. 서울시의 한 초선 의원은 “정당한 감사를 갑질이라 하니 억울하다”며 “시와 의회가 정면대결 양상으로 가면 의회의 자료 요구권이 소극적으로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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